헌정사에서 집권 여당 또는 제1야당에서 30대가 '간판'이 된 것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중앙 부처 공직 사회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36의 유쾌한 반란'이 일어날지에 대해 세종 관가는 술렁인다. 이준석 대표와 비슷한 나이(36세 안팎)의 행정고시 기수는 54회 전후다. 이들의 위치는 사무관 봉직 9~10년 차 .
각 부서의 선임 사무관이나 초임 서기관으로 정부안을 만들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핵심 실무자다. 이들의 손에서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가 그려진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철저한 계급과 행시 기수, 입사 연도가 승진의 잣대이며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게 이전의 '대한민국 정부'이었지만, 이준석 바람 앞에선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난공불락과도 같은 검찰의 기수(사시)와 비슷한 행시 기수가 일단 파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명퇴 문화 보다는 경륜이 중시되고, 유쾌란 반란을 시도하는 후배 기수가 발탁되는 등의 혁신이 점쳐진다.
여권에서 시도할 만한 것으로는 30~40대의 장·차관 등 정무직의 발탁이다.
정부 정책의 혁신은 시간이 상당 부분 소요되는 만큼, 여권은 인적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G7회의 순방이 끝나는 시점을 계기로 일부 경제부처 관료 교체에 이러한 고민이 담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국민권익위 등 민생 관련 부처 장관급 인사가 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의 '인사풀'을 갖고서는 시대의 변화를 좇아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권은 '이준석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행정부에 파격적 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의원 겸직 부처인 교육부·행안부·법무부·문체부·환경부는 이를 선도해야 할 처지다.
혁신을 강조해 온 문재인 정부보다 여론은 이준석 대표를 '더 혁신'으로 보고 있어서다.
중앙부처의 고위직은 "세대교체와 시대의 변화 요구가 관가의 핫이슈가 될 것"이라며 "공직 사회도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에 한동안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