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계룡산성 첫 발굴부터 40년 지킴이 자처

[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계룡산성 첫 발굴부터 40년 지킴이 자처

조성열 전 국립공원관리사무소 계장

  • 승인 2021-06-09 18:14
  • 수정 2021-08-08 10:55
  • 신문게재 2021-06-10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컷-검색에




"계룡산에 5㎞ 길이의 산성을 발견한 게 1980년대 초, 문화재로 지정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요"

지난 40년간 계룡산관리사무소에 재직하며 공원을 가꾸고 보살핀 조성열 씨는 계룡산성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당사자다. 계룡산성은 충남 공주방향의 해발 800m 산봉우리에 사람 손으로 쌓아 올린 총연장 4㎞ 석축 산성을 말한다. 세상에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미발굴 석축 성곽이며, 신원사에서 1시간가량 산을 올라 성벽을 마주할 수 있다. 신원사 뒤편 해발 425m에서 시작해 북쪽의 연천봉과 문필봉, 관음봉, 쌀개봉을 거쳐 계룡산 최정상인 천황봉(845m)까지 이어져 규모가 상당하다.

조성열 씨는 1977년 당시 계룡산국립공단 충남관리사무소에서 일을 시작해 3년을 빼고 계룡산을 지켰다. 퇴직 후 10년간 녹색순찰대와 자연환경해설사로 남아 시민들에게 계룡산을 알리는 데 열정을 받쳤다.

조성열2
지난 50년 계룡산을 가꿔온 조성열씨.
조 씨는 "1977년 계룡산은 민둥산에 가까워 산 정상부에 걸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밑에서도 보일 정도로 나무가 없었다"라며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처음에는 충남도가 관리와 단속을 하고 1987년 공단이 발족하면서 지금의 숲을 이룰 수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조 씨는 1980년대 초 계룡산에 거대한 산성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목격한 이래 계룡산성의 유래를 조사하고 세상에 보존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계룡산성
계룡산국립공원에 계룡산성 위치도.
조 씨는 "산성이 분명하다고 확신을 갖고 충남도와 공주시에 문화재 자료를 찾아도 기록이 없고 대학 교수를 찾아가 설명해도 돌로 된 담장 아니겠냐며 믿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관공서에 기록도 없고 발굴·보전도 없는 산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 1994년 50m 줄자를 가져다 산성의 둘레는 따라 걸으며 실측했다. 2박3일이 소요됐고 계룡산성의 위치와 규모가 지도상에 처음으로 표시되는 순간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2003년 계룡산국립공원 문화재 조사에 계룡산성 존재를 짧게 게재해 공문서에 처음 기록했다. 이후에도 현장을 수시로 찾아 부서진 기와에 탁본을 떠 문자를 해독한 끝에 2008년 '계룡산방호별감'이라는 결정적 단서를 찾아냈다. 방호별감이란 고려 후기 왜적과 몽고의 침략 때 이를 방어하기 위해 요지에 파견한 고려군의 지휘관을 말한다. 이로써 계룡산성은 1231년부터 1270년까지 몽고군의 6차례 침략 당시 축조되어, 산속으로 대피한 백성들을 보호하는 용도로 추정할 수 있게 됐다.

계룡산 기와사진
조성열 씨가 발견한 계룡산성 내 기와파편.

조 씨는 "퇴직하기 전까지 이 산성에 이름만큼은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는데 퇴직하는 해 4월 초파일에 결정적 기와를 발견했으니, 계룡산의 도움이 아니었겠나 싶다"라며 "문화재로 지정해 정식 발굴조사를 실시해 깊은 산에 산성을 쌓아야만 했던 이유를 알고 싶다. 우리는 아직 계룡산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1978년 계룡산 불법 건축물 집단 철거사업과 1986년 620사업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산속에 무속인 시설이 정비되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순수한 자연환경은 보존되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100여 개의 종교단체가 각각의 색깔을 지닌 채 운영된 신도안만큼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신도안이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면 다양한 종교문화가 어우러져 보고배우는 광광의 명소가 되었을 것"이라며 "이곳에 역사적 계룡산성이 있다는 입간판이라도 세우고 발굴한다면 계룡산에 새로운 유물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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