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점포 금고를 열고 현금을 훔치고 있는 모습이 CCTV 화면에 잡혔다. /사진=대전 서부경찰서 제공 |
코로나19 영향으로 무인점포가 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경찰은 중대 피해 발생 시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대응할 방침이다.
25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대전과 부산 등 전국 9개 도시 무인점포를 돌며 현금을 털어간 A(25)씨가 최근 구속됐다. 그는 지난달 17일부터 한 달여간 편의점, 빨래방 등 무인점포 32곳에서 9500만 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범죄로 수감생활을 한 A 씨는 출소 직후부터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주인 없는 무인점포를 심야 시간에 들어가 계산기(키오스크)를 부수고, 현금을 꺼내 달아났다.
한 주유소에선 현금을 훔친 뒤 업주 소유의 외제차를 타고 도망가기도 했다.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같은 도시에서 하루 이상 머무르지 않는 치밀함도 보였다. 훔친 돈은 대부분 유흥비로 썼다.
앞서 대전과 천안지역 무인점포 11곳에서 260만 원을 훔친 B(25)씨도 경찰에 붙잡혔다. B씨 역시 심야 시간 코인노래방 등 무인점포를 노렸다. 그는 교도소 수감 중 배운 기술로 금고를 열고 현금을 훔쳤다.
대전중부경찰서는 중구 은행동과 대흥동 일대 무인점포에 B씨 사진을 돌려 신고를 유도했고, 지난 6일 코인노래방에 나타난 그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최근 무인점포는 범죄 표적이 되고 있다. 가게를 지키는 사람이 없다 보니 범행 목표로 손쉽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CCTV가 설치됐어도 태연하게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범죄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무인점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운영이 편리하고, 인건비 절약도 가능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요새 들어 무인점포 관련 신고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금고나 지폐 교환기 안에 경보기와 별도 잠금장치를 부착하거나, 사후 검거를 위해 특수물질을 묻혀놓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 단속을 정례화하고, 일대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무인점포가 늘면서 가게 내 현금을 노린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취약지역과 시간대를 중심으로 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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