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시대의 불청객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코로나 시대의 불청객

전재현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장

  • 승인 2021-05-24 16:17
  • 신문게재 2021-05-17 18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KakaoTalk_20210517_101513310
전재현 원장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유례없는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어김없이 우리에게 찾아온 불청객이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인간 활동들이 통제되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의 노력으로 작년 한 해의 미세먼지는 관측 이래 가장 낮은 농도를 보였다.

그러나 인간 활동이 재개되면서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에도,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에서 황사까지 연일 넘어오고 있어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시민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올해 3월과 5월에 강한 황사가 한반도를 덮쳤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측정소의 미세먼지 관측값은 3월 황사 시 시간 평균 최고 농도가 약 900㎍/㎥, 5월 황사 시 시간 평균 최고 농도가 약 940㎍/㎥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세먼지 경보제를 시행한 2011년 이래 찾아온 황사 중 가장 높은 농도였으며, 이 영향으로 대전시의 3월 미세먼지의 농도는 작년(2020년) 대비 약 37%가 증가했다.

황사는 미세먼지보다 대체로 사이즈가 큰 편이지만 우리가 극복하고 대비해야 할 입자상 대기오염물질을 미세먼지로 통칭하곤 한다.



왜 봄철에 황사와 같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찾아올까? 미세먼지는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오염물질이 쉽게 확산돼 저농도를 보이고 바람이 없고 대기가 안정되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쌓여 고농도를 보인다. 유독 봄철에 미세먼지가 높은 이유는 이동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안정된 날이 많아져 대기 순환이 정체되고, 이때 불어온 황사나 축적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농도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폐포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질환의 직·간접적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뇌졸증, 치매와 같은 뇌질환, 안질환, 심장질환, 피부질환 등 인체 곳곳에 악영향을 준다. 심지어 태아의 지능과 성장까지 방해한다고 한다. 이런 위해성을 고려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에서(IARC)는 2013년 초미세먼지(PM2.5)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계절관리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대전시도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기폐차 지원 등 분야별 미세먼지 저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도 2020년 미세먼지 분석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전담부서는 대기오염 모니터링 상황실을 운영해 365일 실시간 대기질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더불어 대기오염 이동측정소라 할 수 있는 이동측정차량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대기오염측정 사각지대나 민원 발생지점, 산업단지, 초·중학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 등을 자체 조사·분석해 대기환경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 개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중교통의 생활화, 에너지 절약 그리고 친환경 제품의 사용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미세먼지 저감에 동참해야 한다. 미세먼지 지수가 높은 날에는 개인 건강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이 있다. 우선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한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외출 후 손과 얼굴 등 외부에 노출된 곳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요하다. 이 몇 가지 수칙만 잘 지켜도 미세먼지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온 시민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황사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높은 날이 오면 마음이 답답하고 어깨가 더욱 무거워짐을 느낀다. 단기간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효과가 느리다고 주저할 수 없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이 있다. 비록 속도는 느리더라도 꾸준히 알차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전재현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4.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