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현 원장 |
그러나 인간 활동이 재개되면서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에도,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에서 황사까지 연일 넘어오고 있어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시민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올해 3월과 5월에 강한 황사가 한반도를 덮쳤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측정소의 미세먼지 관측값은 3월 황사 시 시간 평균 최고 농도가 약 900㎍/㎥, 5월 황사 시 시간 평균 최고 농도가 약 940㎍/㎥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세먼지 경보제를 시행한 2011년 이래 찾아온 황사 중 가장 높은 농도였으며, 이 영향으로 대전시의 3월 미세먼지의 농도는 작년(2020년) 대비 약 37%가 증가했다.
황사는 미세먼지보다 대체로 사이즈가 큰 편이지만 우리가 극복하고 대비해야 할 입자상 대기오염물질을 미세먼지로 통칭하곤 한다.
왜 봄철에 황사와 같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찾아올까? 미세먼지는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오염물질이 쉽게 확산돼 저농도를 보이고 바람이 없고 대기가 안정되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쌓여 고농도를 보인다. 유독 봄철에 미세먼지가 높은 이유는 이동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안정된 날이 많아져 대기 순환이 정체되고, 이때 불어온 황사나 축적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농도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폐포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질환의 직·간접적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뇌졸증, 치매와 같은 뇌질환, 안질환, 심장질환, 피부질환 등 인체 곳곳에 악영향을 준다. 심지어 태아의 지능과 성장까지 방해한다고 한다. 이런 위해성을 고려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에서(IARC)는 2013년 초미세먼지(PM2.5)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계절관리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대전시도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기폐차 지원 등 분야별 미세먼지 저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도 2020년 미세먼지 분석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전담부서는 대기오염 모니터링 상황실을 운영해 365일 실시간 대기질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더불어 대기오염 이동측정소라 할 수 있는 이동측정차량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대기오염측정 사각지대나 민원 발생지점, 산업단지, 초·중학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 등을 자체 조사·분석해 대기환경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 개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중교통의 생활화, 에너지 절약 그리고 친환경 제품의 사용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미세먼지 저감에 동참해야 한다. 미세먼지 지수가 높은 날에는 개인 건강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이 있다. 우선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한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외출 후 손과 얼굴 등 외부에 노출된 곳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요하다. 이 몇 가지 수칙만 잘 지켜도 미세먼지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온 시민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황사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높은 날이 오면 마음이 답답하고 어깨가 더욱 무거워짐을 느낀다. 단기간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효과가 느리다고 주저할 수 없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이 있다. 비록 속도는 느리더라도 꾸준히 알차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전재현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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