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죽음을 다루는 수준이 문화의 척도"

[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죽음을 다루는 수준이 문화의 척도"

양무석 대전보건대 장례지도과 명예교수

  • 승인 2021-05-13 16:27
  • 수정 2021-08-08 10:53
  • 신문게재 2021-05-14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컷-검색에




"현충원과 산내 골령골, 이사리 송씨문중 분묘군 그리고 뿌리공원까지 죽음을 기억하는 특별한 도시 대전이 안 보이세요?"

양무석 대전보건대 장례지도과 명예교수는 대전과 충남이 죽음을 다루는 추모에 있어서 특별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양 명예교수는 2000년 지역에 처음 장례지도과를 만들어 대학에서 제례를 위한 후학양성의 기틀을 만들었다. 낮추어 보던 일을 죽을 자를 이승으로 안내하고 유족에게는 용서와 화해의 길을 안내하는 직군으로 바꾸었다.

양 명예교수는 "죽음을 정성껏 모시는 우리네 제례문화는 '주자가례'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는데 충남 논산의 사계 김장생 선생부터 대전의 우암 송시열 선생까지 계승된 예학 사상을 통해 가정생활 준칙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효도한다는 것도 부모의 생전에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제사를 정성껏 모시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인데 이러한 사상의 기틀을 놓은 게 우리 지역이다"라고 설명했다.

양무석 교수
양무석 건양대병원 장례지도과 명예교수

동구 이사동에 있는 은진 송씨 가문의 1000여 기에 이르는 분묘군과 재실은 규모와 역사 면에서 국내 유일하고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에 등재할 가치가 있으며, 부여 규암과 홍성군 광천읍 등의 구슬픈 상여 소리가 지금껏 내려오고 있다. 또 국립대전현충원과 아직 발굴조차 되지 못한 산내 골령골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용서와 화해, 통합이라는 장례 및 제례의식을 극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양 명예교수는 "죽음을 기리는 의식을 갖고 추모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인류가 만든 고급 문화유산"이라며 "죽음을 어떻게 다루었느냐 하는 장례의 관점에서 현충원과 골령골이 대전 한 지역에 있다는 것은 순례를 통한 교육적 의미도 남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출상하기 전날 죽은 이의 삶의 여정을 유족과 문상객 앞에서 읊는 대떨이나 상여를 함께 운반하고 마을에 빈 상여를 보관하는 상여집, 화톳불을 켜두고 밤새 문상을 받는 문화가 대전에 남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장례문화가 바뀐 지금도 대전에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보고 있다. 빈소를 마련하는 장례식장과 화장장 그리고 시립묘지가 제각각 운영되면서 돌아가신 유해를 이리저리 옮겨야 하고 유족에게도 불편한 과정이라고 인식된다는 것이다. 또 감염병 상황에서 위생과 방역만을 강조하다 보니 이별의식이 사라졌고 유족들조차 애도와 회복의 과정을 갖지 못해 공허함을 호소한다는 분석이다.

양 명예교수는 "장례를 치르고 화장부터 묘소 안장까지 한 곳에서 이뤄져 위로와 애도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제례와 장사문화가 소홀해져 아쉽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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