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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석 기상청장 |
피부암은 주로 야외활동을 즐기는 서구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최근에 우리나라도 캠핑과 등산 등 야외 레저활동 인구가 늘면서 피부암 환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피부암 발생률은 지난 10년 사이에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낯설기만 한 피부암은 작은 점이나 단순한 피부트러블처럼 보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외선은 파장대에 따라 UV-A, UV-B와 UV-C로 구별된다. 성층권 오존층을 통과하면서 UV-C는 모두 흡수되고 UV-B는 10%, UV-A는 95%가 지표에 도달한다. UV-A는 파장이 315~380nm로 피부 노화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계절에 상관없이 비슷한 강도를 유지하면서 피부에 깊이 침투하여 붉게 화상을 입히지는 않지만, 피부를 눈에 보이지 않게 노화시킨다. UV-B는 파장이 280~315nm로 프로비타민 D를 비타민 D로 변환시키는 작용을 하며, 각막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한 햇빛에 무방비로 노출이 되면 피부가 벗겨지는 화상을 입을 수 있는데 심하면 수포가 생기기도 하며, 심한 정도에 따라 흉터나 기미가 생기는 수도 있다.
이처럼 자외선은 체내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하고 살균작용을 하는 등 이로운 역할을 하는 동시에 피부노화, 피부암, 건조, 피부염, 잔주름, 기미와 주근깨 등을 생기게도 한다. 최근 대기오염으로 성층권의 오존량이 감소해 지구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이 증가하여 인체의 피부를 자극하는 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이 되어 활동해야 할 때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또한, 강렬한 태양 밑에서 작업할 때는 검정, 파랑, 빨강 등 진한 색의 헐렁한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다.
그럼,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할까? 지난 10년간 기상청에서 자외선량을 분석한 결과, 구름이 조금 낀 날과 맑은 날은 거의 자외선량이 비슷했다. 부분적으로 구름이 낀 날은 오히려 자외선량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구름이 부분적으로 있을 때 구름에 의한 반사와 산란으로 자외선량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에도 평균적으로 맑은 날의 25% 정도의 자외선이 관측되었다.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자외선은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기상청에서는 국민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서 전국 15개 지점에 대해 자외선지수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외선지수는 하루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떴을 때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을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 자외선지수 서비스는 기상청 날씨누리(홈페이지)에서 3일 단위의 자외선지수 예측정보를 하루 2회 06시와 18시에 위험도를 5단계(낮음-보통-높음-매우높음-위험)로 구분하여 대응요령과 함께 제공되고 있다. 또한,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독거노인, 장애인 등을 위하여 관리자를 대상으로 문자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영산홍, 장미 등 화려한 꽃들이 코로나에 지친 국민을 밖으로 유혹하는 요즘, 무엇보다 외출 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자외선지수 예측정보를 미리 파악하여 나들이 계획을 세워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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