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야외활동의 필수품, 거리두기와 자외선 차단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 야외활동의 필수품, 거리두기와 자외선 차단

박광석 기상청장

  • 승인 2021-05-11 18:04
  • 신문게재 2021-05-12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박광석 기상청장 (2)
박광석 기상청장
영화 '엑스맨 울버린'으로 유명한 배우 휴 잭맨은 2013년 인스타그램에 코에 반창고를 붙인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피부암 투병 사실을 알리며 평소에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라고 강조했다. 영화 촬영 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코 주위에 붉은 반점을 발견하여 병원을 찾았는데 암세포가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휴 잭맨이 진단받은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으로 햇빛에 오랜 기간 노출된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호주 출신인 그는 야외활동을 즐기면서 그동안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던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피부암은 주로 야외활동을 즐기는 서구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최근에 우리나라도 캠핑과 등산 등 야외 레저활동 인구가 늘면서 피부암 환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피부암 발생률은 지난 10년 사이에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아직 낯설기만 한 피부암은 작은 점이나 단순한 피부트러블처럼 보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외선은 파장대에 따라 UV-A, UV-B와 UV-C로 구별된다. 성층권 오존층을 통과하면서 UV-C는 모두 흡수되고 UV-B는 10%, UV-A는 95%가 지표에 도달한다. UV-A는 파장이 315~380nm로 피부 노화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계절에 상관없이 비슷한 강도를 유지하면서 피부에 깊이 침투하여 붉게 화상을 입히지는 않지만, 피부를 눈에 보이지 않게 노화시킨다. UV-B는 파장이 280~315nm로 프로비타민 D를 비타민 D로 변환시키는 작용을 하며, 각막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한 햇빛에 무방비로 노출이 되면 피부가 벗겨지는 화상을 입을 수 있는데 심하면 수포가 생기기도 하며, 심한 정도에 따라 흉터나 기미가 생기는 수도 있다.

이처럼 자외선은 체내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하고 살균작용을 하는 등 이로운 역할을 하는 동시에 피부노화, 피부암, 건조, 피부염, 잔주름, 기미와 주근깨 등을 생기게도 한다. 최근 대기오염으로 성층권의 오존량이 감소해 지구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이 증가하여 인체의 피부를 자극하는 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이 되어 활동해야 할 때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또한, 강렬한 태양 밑에서 작업할 때는 검정, 파랑, 빨강 등 진한 색의 헐렁한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다.



그럼,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할까? 지난 10년간 기상청에서 자외선량을 분석한 결과, 구름이 조금 낀 날과 맑은 날은 거의 자외선량이 비슷했다. 부분적으로 구름이 낀 날은 오히려 자외선량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구름이 부분적으로 있을 때 구름에 의한 반사와 산란으로 자외선량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에도 평균적으로 맑은 날의 25% 정도의 자외선이 관측되었다.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자외선은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기상청에서는 국민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서 전국 15개 지점에 대해 자외선지수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외선지수는 하루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떴을 때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을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 자외선지수 서비스는 기상청 날씨누리(홈페이지)에서 3일 단위의 자외선지수 예측정보를 하루 2회 06시와 18시에 위험도를 5단계(낮음-보통-높음-매우높음-위험)로 구분하여 대응요령과 함께 제공되고 있다. 또한, 기상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독거노인, 장애인 등을 위하여 관리자를 대상으로 문자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영산홍, 장미 등 화려한 꽃들이 코로나에 지친 국민을 밖으로 유혹하는 요즘, 무엇보다 외출 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자외선지수 예측정보를 미리 파악하여 나들이 계획을 세워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한여성기업인협회 발대 "여성기업인이 국가 경제 견인하는 한 축으로"
  2. [대전다문화] 봄맞이 가족나들이, 보문산 등산
  3. [사설] 의대 정원 동결해도 ‘지역의료’ 괜찮을까
  4. 학교급식실 근무환경 어떻길래… 전국 15개 교육청 조리원 '결원 상태'
  5. [세상읽기] 왜 사과를 해야 하는가
  1.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2. 교육부 '지역인재 육성 지원 사업' 추진… 고교·대학 연계 강화
  3. '오락가락 의대정책' 수험생 혼란… 지역대 '24~26학번 트리플링' 우려도
  4. [사이언스칼럼]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게
  5. [2025 과학의 날] 연구개발 성과 한눈에… 2025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 성황 중

헤드라인 뉴스


학교급식실 근무환경 어떻길래… 전국 15개 교육청 조리원 `결원 상태`

학교급식실 근무환경 어떻길래… 전국 15개 교육청 조리원 '결원 상태'

대전지역 학교 곳곳에서 급식 파행을 빚으며 급식 조리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급식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알리는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업무강도 완화를 위해선 인력 충원이 핵심인데, 현재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의 조리실무사가 결원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신규 채용이 미달되고 채용된 인원도 절반 이상 자발적 퇴사를 하는 것으로 파악돼 대책이 요구된다. 17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조리원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학교급식실 실태조사에 따..

문턱 더 낮아진 재개발·재건축…대전 노후아파트 재건축 활로 기대
문턱 더 낮아진 재개발·재건축…대전 노후아파트 재건축 활로 기대

국토교통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기존보다 쉽게 추진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정을 조정한다.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요건에 무허가 건축물을 포함하고, 재건축진단(옛 안전진단)은 세부평가 항목을 늘려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문턱을 낮추는 게 골자다. 대전에서도 노후아파트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절차 진행에도 활로가 뚫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시행령' 하위법령 개정안을 18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재건축진단 기준' 하..

대전시 "전국유일 결혼·출산 지표반등…청년이 살고싶은 도시"
대전시 "전국유일 결혼·출산 지표반등…청년이 살고싶은 도시"

대전시가 저출산과 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 속 전국에서 유일하게 결혼과 출산 지표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의 기업유치 및 다양한 청년 우선 정책이 빛을 발한 것으로풀이된다. 대전시에 따르면 과거의 대전은 교통과 주거 등 인프라 측면에서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가 짙었다. 그러나 지금 대전은 행정당국의 '기업 유치-대전 정착-결혼-육아-노인 복지'로 선순환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청년 세대에게 '살고 싶은 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했다. 대전 청년 정책의 효과는 통계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통계청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

  • 새내기 유권자들, ‘꼭 투표하세요’ 새내기 유권자들, ‘꼭 투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