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기후센터 칼럼]텍사스 한파와 범사회적 기후행동의 필요성

  • 전국
  • 부산/영남

APEC기후센터 칼럼]텍사스 한파와 범사회적 기후행동의 필요성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

  • 승인 2021-04-14 12:24
  • 수정 2021-04-14 17:22
  • 이채열 기자이채열 기자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
APEC기후센터 권원태 원장.
텍사스주의 2월 중순은 보통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지만, 2021년 올해는 영하 18도로 기온이 강하해 30년 만의 한파가 덮쳤다.

발전소 장비가 얼어 정전사태로 주택의 난방장치가 멈췄다. 특히 이번 한파로 낡고 단열이 잘 안 된 주택에 살던 사회 취약계층들의 피해가 심했다. 정전으로 작동이 멈춘 냉장고 때문에 대량의 식자재가 변질해 식량난이 발생했다.

또한, 미국내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업의 텍사스 공장이 한파와 정전으로 멈춰 3,000억 원~4,000억 원의 피해 발생이 추정되었다.

미국의 기후과학자들은 이번 텍사스 한파와 엄청난 피해는 예상된 결과라고 한다. 1989년과 2011년 텍사스 한파 때에도 이상기후에 대비하라는 숱한 경고가 있었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발생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주 정부는 한파 등 이상기후가 덮칠 가능성이 매우 낮고 비용상의 이유로 경고를 무시해왔다.



이번 한파의 원인으로 2020년 한반도 한파의 원인이 됐던 북극진동이 꼽힌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찬 공기인 극소용돌이가 수일에서 수십 일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북극과 북반부 중위도(이하 중위도) 지역의 온도 차이에 의해 북극을 에워싸듯 서에서 동으로 부는 강한 상층의 바람인 제트기류가 있다. 두 지역의 온도 차가 크면 제트기류는 강해지고, 평상시 북극 지역을 돌며 극소용돌이의 냉기가 중위도로 남하하는 것을 막아준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온도가 상승해 중위도와 대기의 온도 차가 줄어 북극 상공의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이 제트기류는 쓰러지려는 팽이처럼 회전반경을 한반도가 있는 중위도까지 넓혀 파형을 그리며 북극 주위를 돌게 된다. 제트기류가 남하하고 이어 차가운 극소용돌이가 중위도로 내려옴에 따라 미국 남부지방까지 한기가 내려왔다. 설상가상으로 바다에서 공급된 많은 습기가 이 한기와 만나 많은 눈이 내렸다.

정부의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에는 역대 최장 장마와 여름·겨울철 이례적인 이상기후로 사회·경제적 피해가 상당했고, 특히 태풍과 호우 등으로 재산·인명 피해가 최근 10년 대비 3배 이상 높아졌다. 2020년에 북극 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3~5도 이상 높게 나타났고 1881년 이후 가장 더웠다.

미국 서부 지역의 경우 해마다 건기인 8~9월에 자연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는 데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산불의 강도와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기후현상의 새로운 일상인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이상기후로 인한 위험의 심각성과 이에 대처할 시급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하루빨리 형성돼야 한다.

텍사스 한파의 피해는 이상기후에 의한 자연재해였다. 동시에 과학자의 계속된 이상기후 경고에 대한 주정부의 무관심과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의 심각성에 관한 사회적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 인재였다.

이번을 교훈 삼아 기후과학자와 전문가들도 기후 전문성과 지식을 생산·전파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이상기후의 위험성과 대처방안을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에 바탕을 둔 범사회적 이상기후 대비체계의 구축을 앞당기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로 이상기후에 대한 기후예측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정확성이 높은 기후예측을 통해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재해 위험을 미리 파악해 최소화하고 극복할 정책·대책과 방법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후예측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에 국가·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기업의 텍사스 공장과 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기업의 해외진출 지역을 선정할 때 해당 지역의 기후예측을 통한 이상기후 재해 위험 평가가 중요해진다. 신뢰성 있는 기후예측에 대한 사회·경제 분야의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셋째로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실천이 빨리 이행돼야 한다. 기상청은 2100년까지의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을 통해 현재 수준의 탄소 배출량이 지속되면 2040년 미래에는 한반도의 기온이 현재보다 인류의 저지선인 1.5도를 지나 1.8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극한기후 현상도 21세기 중반 이후 심해진다.

최근 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산불 발생 위험성 변화의 관계' 연구에서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산불 발생 가능성은 커진다고 했다. 산불은 이상기후로 인한 고온 건조한 날씨로 심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산업 혁명 이전 대비 미래 온도 상승 폭을 2.0도에서 1.5도 수준으로 낮춘다면 산불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도 현재 탄소배출이 많은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고자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도 대량의 탄소배출이 필요한 대량소비·폐기하는 생활에서 탈피해 자원순환과 친환경 중심의 저탄소 소비생활로 기후변화를 막는 작은 실천인 기후행동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5~6학년부 예선
  2. [사설] 최교진 교육장관의 '교권 보호' 언급
  3.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4.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5. [월요논단] 교통약자의 편리한 이동을 위한 공공교통
  1. [사설] K-스틸법으로 철강산업 살려내야 한다
  2. 지질자원연 창립 77주년, 새 슬로건 'NEO KIGAM 지구를 위한 혁신'
  3. 특구재단 16~17일 '대덕특구 딥테크 창업·투자주간'
  4. [홍석환의 3분 경영] 무능한 리더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
  5. 대전권 4년제 수시 경쟁률 상승… 한밭대·우송대 선전

헤드라인 뉴스


조선 조운선 `마도4호선` 첫 발굴 10년만에 선체인양

조선 조운선 '마도4호선' 첫 발굴 10년만에 선체인양

한양 광흥창으로 가다가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조선의 조운선 마도4호선이 2015년 발견돼 10년간 유물을 꺼내는 과정을 마치고 오늘부터 선체를 수면 위로 인양한다. 조선시대 조세인 쌀과 콩을 무겁게 싣고도 견고하게 지탱할 수 있었던 나무배의 구조를 파악하고 누수를 막는 볏짚 뱃밥과 나무못이 사용된 첫 사례로써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변가에서 1㎞ 남짓 떨어진 마도 연안에서 9월 13일부터 마도4호선이라고 명명된 조선시대 조운선 인양을 시작했다.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실제 인양은 15일부..

"대학생이 바라본 지역 현안은"… 정책과 보완점 논의
"대학생이 바라본 지역 현안은"… 정책과 보완점 논의

대전 유성구 정책 분석을 위해 지역 대학생들이 머리를 맞댔다. 14일 유성구에 따르면 12일 유성구청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현안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단'의 연구 보고회를 개최했다.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단은 KAIST와 국립한밭대 학생 2개 팀으로 구성됐다. 앞서 6개월간 팀별 멘토 교수의 지도를 받아 데이터 분석과 정책 대안 제시 활동을 이어왔다. 보고회에서 KAIST '얼른타보슈' 팀은 축제·유동량·소비 등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축제가 지역 상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 과..

중처법·노란봉투법에 흔들리는 지역기업 탈출구는?
중처법·노란봉투법에 흔들리는 지역기업 탈출구는?

#1.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시행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대한 경영책임자의 법적 의무 범위가 여전히 모호해 산업현장에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대출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2. 지난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역시 대표적인 기업 규제 법안으로 꼽힌다. 사용자의 범위가 명확치 않은 데다, 경영상 의사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쳐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5~6학년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5~6학년부 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