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문화재위원들은 3월 5일 제1분과 회의를 열고, '소제동 철도관사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신청'을 원안 가결했다.
심의 결과 내용을 살펴보면 '내부공간의 변형이 있으나 외관이 잘 보존돼 있으며, 국내에 보존사례가 많지 않은 철도관사촌으로서의 의미를 고려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일부 원형 훼손된 여부는 인정하나, 보존사례가 많지 않다는 희소성 측면에서 국가등록문화재로 보존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입장을 모은 셈이다.
하지만 이번 심의 결과가 공개되면서 일각에서는 원형이 잘 남아 있는 관사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쏟아지고 있다.
지역의 한 근대건축 전문가는 "원형이 훼손되고, 상업시설로 이용하는 관사, 그것도 4채 모두가 국가등록문화재 수준의 희소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손대지 않은 관사는 더더욱 의미가 큰 것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대전시가 어떤 전략과 책임감을 가지고 원형이 남아 있는 관사를 지켜낼지가 관건"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철거되는 철도관사촌. 사진=중도일보DB·이강산 작가 |
지난해 등록문화재 신청이 논란이 됐던 이유는 원형을 보존한 사례가 아닌 상업시설로 이용을 위해 내부 변형이 이뤄졌다는 점과 사실상 개인보다 법인을 통해 상업화에 앞장선 단체의 신청이라는 점 두 가지였다.
최근 소제동 철도관사촌 현장을 둘러본 문화재위원들도 공통적으로 이 부분을 지적하며 "원형이 잘 남은 관사를 보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결과 보고서를 대전시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국가등록문화재든, 지정문화재든 대전시나 문화재청이 아닌 개인 소유주가 직접 신청해야 절차상 이유로 대전시는 신청된 4채에 대한 진행절차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는 모호한 태도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훼손된 부분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나, 복원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며 "최종 지정 여부는 문화재청이 하겠지만, 여러 관사가 보존될 수 있는 것에 가치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앞으로 매입이든, 이전 존치든 적극적인 보존 노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문화재 전문가들은 "2024년을 마지노선으로 둔다면 너무 늦다. 당장 내년까지라고 보고 원형이 남은 관사촌을 보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대전시 문화재위원 구성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소제동 심의와 관련해 근대건축을 전공자는 일부만 참여했고 대다수 전통건축물 전공자로 비전공분야를 심의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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