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인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대전 여성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 재난이 가져온 변화는 여성에겐 더 가혹했다. 필수노동이라는 이름으로 더 격해진 노동에 투입되거나 아예 노동시장에서 사라져야 했다. 몸이 불편한 장애 여성에겐 이 모든 게 다른 세상 얘기다. 여성과 남성의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여성이 설 곳은 아직도 미미하다. 문재인 대통령 말마따나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들었던 얘기는 충격적이거나 슬펐다. 한 명의 여성으로, 한 명의 엄마로 그도 아니면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 세상을 열심히 살고 싶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9년째 최저임금을 받고 있지만 국민건강과 밀접한 제도를 안내해 주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여성 노동자는 덤덤하게 자신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동네 직원들은 잘 못 노니 테이블 위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을 데려 오라"는 정규직 남성의 비상식적 언행과 육아휴직을 내면 팀장에서 팀원, 그러니까 과장에서 대리로 직급이 떨어지는 말도 안 되는 일이 2021년에도 전해지고 있다. 2021년. 그러니까 빵과 장미, 참정권과 임금을 말하던 존엄과 생존의 목소리가 발현된 지 113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말이다.
2004년 1월 5일부터 3월 15일까지 고 노회찬 의원이 17대 총선을 준비하며 쓴 일기를 책으로 엮은 '힘내라 진달래'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로부터 나흘 전, 그가 '아내에게 줄 붉은 장미를 사기로 한다'는 제목의 일기에 적은 부분이다. "각 나라의 노동운동이 메이데이를 어떻게 기념하는가를 보면 그 나라의 노동운동의 상태와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처럼, 3·8절을 어떻게 기념하는가를 보면 그 나라의 여성운동과 민중운동의 여성관을 알 수 있다." 2021년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노회찬 의원이 꿈꾸던 '3월이면 꽃값이 3배 오르는' 그런 날을 기대한다. 임효인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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