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위기가 예견됐던 가운데 대학 구조 최하층에 있는 전문대부터 정원미달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전문대에 따르면 대전지역 올해 수시 최종 등록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20% 가까이 급감했으며, 정시모집도 경쟁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최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연구소가 내놓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전문대학 체제 혁신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는 2020학년도 입시 결과, 134개 전문대학 중 57.8%인 77개 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학년도 입시에선 모집 정원 대비 5만여 명이 부족해 충남 54.64%, 대전 55.52%, 부산 59.49% 등의 모집 정원 충원율이 6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그동안 학령인구 우려로 누적된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역에서부터 터지는 모습이다.
더욱이 지역 4년제 대학 정시모집에서도 경쟁률이 크게 하락해 추가모집이 이뤄지면 전문대 지원자는 더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대들의 생존 위기는 말 그대로 '최고조'인 셈이다.
학생들이 전문대보다 일반대학을 선호하고, 폴리텍이나 사이버대 등으로 진학하는 학생까지 감안하면 전문대가 체감하는 입학 자원 감소는 더욱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 하면 올해에도 상당수 전문대학들이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는 미달 사태가 벌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전문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민상기 우송정보대 입학처장은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공학이고, 취업률도 타 과에 비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공학 계열이 기피로 관련과가 완전히 무너져 내려 50%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보건계열이 있는 전문대는 그나마 버티지만, 공학쪽이 특성화 돼 있는 전문대들은 충원율이 바닥을 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렇다 보니 전문대에선 입시 이후를 대비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등록금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전문대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인원 감축은 어렵다는 판단에 '학과 특성화'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또 다른 전문대 관계자는 "정원감축을 지속해 왔는데도 대학의 상황은 여전히 위기"라며 "결국은 특성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대학마다 4차 산업 시대에 맞는 특성화과를 개설하는 등 승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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