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오후 1시 배재대 대학가 큰 길엔 임대문의가 붙어있었고, 사람도 없이 한산했다. |
같은 날 오후 6시께 한남대 주변 상권도 된서리를 맞았다. 거리엔 배달 오토바이와 이동 중인 자동차만 보였고, 상권 근처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한 주점엔 단 세 테이블의 손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입구에 큰 건물들 사이에서 임대 문구가 걸린 채 굳게 문을 닫은 점포들도 속속 나왔다. 한 음식점 관계자는 "배달 포함해 한 테이블 받았는데, 주말뿐 아니라 평일도 다르지 않다"며 "1년째 고통인데 나아질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상권의 한 카페 관계자는 "주변 일부 카페가 문을 닫았는데, 남일 같지 않다"며 "안 힘든 사람이 없는데, 타격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코로나19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폐업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대학들이 대면 수업을 중단하면서 지역 대학가 주변 ‘상권 붕괴’가 가속화 되고 있다. 최근 겨울 방학으로 자영업자들의 버터기가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신학기 앞 2학기 특수 기대감도 사라져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일반 소상공인과 폐업 소상공인 모두 1000명(일반 소상공인 700명+폐업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사업현황 실태조사'를 보면, 폐업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폐업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이 그리는 미래 상권 활성화도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상인들은 그간 누려왔던 개강 앞 2월 특수에 대해서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숙사나 원룸에 입주한 학생들이 개강 전 방을 구하면서 매출이 올랐는데, 올해 대학 강의 역시 비대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대학가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에 살던 학생들도 대부분 방을 양도한다거나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취업 준비생만 일부 남아 있다"며 "올해도 비대면 강의로 인해 원룸도 공실률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지난 1월 30일 오후 6시 한남대 대학가 큰 길엔 한 카페에 임대문의가 붙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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