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 대전한방병원 황미리 교수 |
최근 마스크로 인한 얼굴 피부의 트러블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마스크와 여드름의 합성어인 마스크네(Maskne; 마스크와 여드름을 뜻하는 acne의 합성어)라는 웃지 못 할 신조어가 생길 정도이다. 장시간의 마스크 사용은 울긋불긋한 구진을 야기하기도 하고 나아가서는 이것이 곯기도 하고 보기 싫은 각질이 올라와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며 신경 쓰이는 소양감으로 인해 자꾸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가기도 한다.
밀폐력과 외부 공기 차단력이 높은 방역용 마스크는 잠깐만 끼고 있어도 마스크 내부가 금방 후끈하면서도 날숨이 뱉어낸 습기로 가득 차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마스크로 인해 만들어지는 고온다습한 환경과 밀폐된 공기는 피부에 존재하는 여드름균(P. ache)이나 모낭염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여기에 마스크의 반복사용 등으로 인해 마스크의 위생관리가 잘되지 않으면 세균은 더욱더 번식하기 쉽게 되며 이는 여드름과 모낭염 등의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 더욱이 피부의 온도 증가는 그 자체만으로 피지 분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기존에 있는 모낭염, 여드름, 지루피부염과 같은 피부질환이 악화하기도 한다. 또한 피부 온도의 증가는 모공을 넓게 만들기도 하며 이러한 피부 열도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으로 작용하여 주사(Rosacea) 또한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도 있다.
마스크는 이처럼 피부 환경 변화를 일으켜 여드름, 모낭염, 지루피부염, 주사 등의 각종 피부질환을 야기하기도 하고 기존의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이루는 직물 그 자체가 피부에 자극물로 작용하여 자극 접촉성 피부염과 각종 습진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메이크업까지 할 경우 화장품이 모공을 막고 화장품에 의해 추가적인 자극이 피부에 가해져 피부질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여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할 환경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피부를 환기시켜 주는 것이 좋다. 또한 가능하면 마스크를 자주 교체하여 피부 위생을 유지해주는 것이 좋으며 외출 이후에는 즉시 약산성의 자극이 적은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여 세안한 후 즉각적이고 충분한 보습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로 인해 습한 환경은 역설적으로 피부 자체의 수분은 빼앗기게 만들고 피부 장벽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충분한 보습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피부의 피지 증가로 인해 피부가 번들거린다고 하여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피지 분비는 더욱 증가할 수 있어 자극이 적고 유분보다는 수분이 많은 보습제를 꼼꼼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피부질환이 이미 심해졌을 때는 생활 관리만으로는 쉽게 호전이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올바른 위생관리와 보습 화장품 사용과 같은 올바른 생활습관 이외에도 질환 자체에 대한 치료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얼굴 피부에 발생한 다양한 질환을 상초(上焦)의 열(熱)로 인해 발생한 질환으로 보고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해왔다. 침 치료와 약침 치료를 통해 피부 자체의 열을 내리고 염증을 억제하며 이외에도 탕약과 다양한 한방 외용제 치료를 통해 피부의 염증을 치료하면서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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