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 중 서구, 유성구는 지난해 여성 공무원 당직제를 도입했으며 동구에서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이다.
구는 매일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5~6명이 남아 불법 주정차와 공사 소음 신고, 유기견 사체 수습 등 민원을 처리하며 당직을 한다. 기존 당직 제도대로라면 숙직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로 남성이 맡고, 일직은 공휴일이나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여성이 맡는다. 남성만 야간 당직을 맡는다는 부당함을 호소하는 글이 내부전산망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이를 고려해 일부 자치구는 남성과 여성 모두 숙직하는 '남녀 통합 당직제' 도입을 고려했으며, 제일 먼저 지난해 1월 서구가 시행했다. 서구는 시행 이전까지 7급 이하 당직원에 남성 182명, 여성 197명이 숙직과 일직을 각각 맡았다. 이에 8급 이하 남성은 43일마다 당직을 섰고, 여성은 185일마다 당직을 섰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데도 남성이 일주일 내내 숙직하면서 당직 주기가 4배나 빨랐던 셈이다. 시행 이후 평균적으로 남녀 공무원 약 96일 정도로 주기가 개선됐다.
유성구도 지난해 3월 남성이 연간 7.3일 당직하고, 여성이 연간 1.6일 당직 하던 제도를 개선해 남녀 공무원 격차를 해소했다.
서구 관계자는 "남녀 대부분 현 당직제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양성평등 차원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여성 공무원 채용이 더 많아지는 추세에 맞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구와 대덕구에선 여전히 기존 당직 제도를 유지 중이다.
대덕구는 이미 지난 2018년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50% 이상의 여성 공무원 숙직참여 찬성 응답을 받았지만, 여전히 근무 방식과 휴게공간 분리 등 개선 여부를 논의 중이다. 중구의 경우 여성 공무원 숙직 참여를 바라고 있지만, 다른 구와 다르게 청사 내 야간개방에 대한 대안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분명 개선할 부분이다. 매년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적극적인 행정 참여와 능력 발휘가 필요하다. 다만 여성 숙직에 따른 대안이 세워져야 한다"며 "다른 구에선 문도 폐쇄하고 여성 숙직 시 청원경찰 등 추가 인원이 배치되지만, 중구는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