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석 기상청장 |
전문가들은 이제 코로나19가 없었던 상황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인간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2020년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인터넷을 이용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실외활동이 줄어든 시기가 있었다. 유럽에서는 야생동물이 시내로 나와 활보하였으며, 일 년 내내 뿌옇던 아시아 대도시 중 하나인 서울은 모처럼 파란 하늘을 보여줬었다.
실제로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간한 「온실가스 연보(NO.16)」에 의하면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전년대비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7% 줄어들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0.08~0.23ppm 정도 낮아질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록 적은 감소이긴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인위적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대기 중 농도는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다시 인간의 실외활동과 경제활동이 시작되고 계절이 바뀜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경제활동과 기후변화가 동시에 충족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에너지 공급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 없이 친환경적으로 전력을 생산·활용 확대하며, 자금투자를 할 때 항공산업과 같은 고탄소 부문이 아닌 재생에너지 같은 저탄소 대체 부문에 하는 것도 대책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종식될 가능성이 있지만 기후변화는 종식되기 어렵다. 다만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다양한 그린IT 기술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뿐만 아니라 흡수원을 늘리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발전소나 제철소와 같은 대형 이산화탄소 발생 시설에서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지 않고 압축 또는 액화하여 토양 깊은 곳이나 해양 등에 저장하는 것과 같은 기술이다.
개개인도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만큼 기후변화에 관하여 관심을 갖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배달 음식을 이용할 때 1회용 용기 사용하지 않으며,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그린카나 카쉐어링, 탄소 포인트 제도를 활용하는 등 저탄소를 위한 녹색 기술이나 제도를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또한, 대기 전력 차단기를 사용하거나 전기 사용을 자제하여 전기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 푸드 마일리지가 낮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 함께 기후변화 관련해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0월 2050년 탄소중립 및 제로선언을 하였다. 이에 맞춰 기상청과 환경부는 공동으로 기후변화 피해를 절감하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 영향을 파악하고 이후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는데 유용한 자료로 쓰일 수 있도록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2020)」를 발간하여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기상청에서는 온실가스 증가 감시, 배출원 추적, 기후변화 현상을 예측하며, 대국민 교육 및 홍보를 통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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