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기근 현상을 이어온 차기 대선 링에 충청 주자 출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현실적으론 녹록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 지사는 최근 도청 대회의실에서 가진 송년 기자회견에서 '도민들의 명령'이 있어야 함을 전제로 차기 대선링 출전 가능성을 열어놨다. 도백(道伯)인 관계로 현재는 도정에 집중하겠지만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돌입하면 언제든지 깃발을 들 수 있도록 몸을 풀어놓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지역 여권에선 양 지사 발언에 대해 환영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파문으로 낙마한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대망론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양 지사로부터 의미심장한 발언이 나왔다고 고무돼 있다.
이런 배경엔 4선 의원 출신으로 여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까지 지낸 양 지사가 충청 대표 여권 대권 주자로 손색 없다는 평가가 깔려 있다. 양 지사 본인 역시 송년 회견에서 "(경선에) 나갈 자격을 갖췄다"며 자신의 체급을 과시하기도 했다.
양 지사 비서실장 출신 초선 민주당 문진석 의원(천안갑)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충청권 대권주가 없는 상황에서 차기 대선링에 양 지사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며 "실제 경선에 출전한다고 하면 그를 향해 지역적 기대감이 응축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양 지사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해 선전하면 지역 발전 동력 창출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년 전 안 전 지사가 대선 경선링에서 한 때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맹추격하자 중앙부처에서 충남도에 대한 관심과 지원 의사를 피력하는 인사가 부쩍 늘어났다는 후문은 관가(官街)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양 지사가 민주당 경선의 벽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지지가 두터운 이낙연 대표, 비문(비문재인)이지만 '사이다 발언'으로 열혈 지지층이 많기로 유명한 이재명 경기지사 등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이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에 반해 양 지사는 대부분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후보군에서 조차 빠져 있어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 양 지사가 실제 경선링에 올랐을 때 원내 우군이 얼마나 될는지도 의문이다. 친양승조계로 분류된 인사는 문진석 의원과 지역구를 물려준 이정문 의원(천안병)에 불과하다. 충청권에 여당 의원이 18명이 더 있지만, 선거결과에 따라 논공행상은 물론 정치생명까지 좌지우지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지역적 연결고리가 있다는 이유로 이들이 양 지사 캠프에서 뛸는지는 장담할 순 없다.
한편, 중도일보가 지난 8월 12~15일까지 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해 대전 807명, 세종 809명, 충남 806명, 충북 818명을 대상 여론 조사에서 양 지사는 충남에서 5.8%의 지지율을 얻었다. 충남 외 다른 지역에선 대전 2.1%, 세종 1.1%, 충북 1.9% 등으로 고전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가 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해 지난 8월 12~1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 지사가 충남지역에서 얻은 전체 지지율과 연령별 지역별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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