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에 있는 삼영기계(주) 본사 |
하청업체 사장단을 불러 납품단가를 10% 일률적으로 인하하고 납품제품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하도급법 위반 사례가 여럿 확인됐다.
울산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김용두)는 충남 공주에 본사를 둔 삼영기계(주)(대표 한국현)가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현대중공업은 삼영기계에 8억 35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먼저, 2015년 12월 현대중공업이 하도급 업체 대표들의 회의를 소집해 모든 품목의 단가를 10% 인하한 것은 부당한 하도급 대금의 결정이라는 판단이다. 12월 16일 회의소집 후 같은 달 24일 단가인하를 확정하는 공문을 내려보내고 이듬해 1월부터 납품하는 모든 품목을 10% 인하율을 적용해 공급대금을 조정했다.
울산지법은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적용해 삼영기계의 손해액 3억506만원에 1.64배 많은 5억 원을 배상하도록 현대중공업에 선고했다.
또 현대중공업이 납품을 받고도 대금을 결제하지 않은 선박 엔진의 실린더 헤드 100개 분량에 해당하는 2억6000만원을 함께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방적 납기일 변경이나 수령 거절로 인해 발생한 물품대금 지연에 따른 이자 7473만원도 삼영기계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제품하자 책임이 삼영기계에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헤드 물량을 납품받았을 뿐 기본거래계약에 따라 공신력 있는 기타 기관의 검증 절차를 거쳐 객관적으로 발생 원인을 규명하려는 시도나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현대중공업은 삼영기계에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법에 따라 교부해야 하는 기술교부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채 해당 기술자료를 제3의 업체에 제공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법 위반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 7000만원 부과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현대중공업을 고발했고, 대전지방검찰청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회사와 관계자를 약식기소했다. 설계와 가공기술 등의 기술자료를 제3의 업체에 넘겨 산업기술보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대전지검을 불기소처분 결정을 내렸다.
삼영기계는 대전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접수해 대전지검의 기술탈취 불기소처분에 부당함을 호소 중이며, 현대중공업은 울산지법의 선고에 항소하고 앞서 대전지검의 약식기소에도 불복해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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