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개되는 양상은 지역 간 매립지 정책 주도권 싸움을 연상케 한다. 매립지가 있는 지역에서 다른 지자체에 '쓰레기 각자 처리' 관련 공문을 보내고 있다. 대체매립지 조성이 원활하지 않자 각자도생을 선포한 셈이다. 폐기물 발생지 처리 쪽으로 가는 분위기다. 이는 또한 여유 부지가 적은 지역일수록 큰 난관이 불가피한 원칙이다. 건설·사업장 폐기물 중간처리업체까지 비상이 걸린 상태다.
폐기물 매립지나 소각강 신설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기존 시설의 처리용량 증대 역시 녹록하지 않다. 더 근본적으로 생활폐기물 증가와 매립지난(難)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어설픈 대책은 쓰레기 방치나 투기 원인이 될 뿐이다. '쓰레기산'이 전국 어디에나 흔한 풍경이 되지 않아야 한다. 폐기물 처리가 과도한 시장 원리로 변환되는 건 그래서 바람직하지 않다. 재활용품 사례처럼 민간업체가 수거를 전담하면 수익성이 선별 수거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어려울수록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을 유지하면 좋은 이유다.
매립지나 소각장 설치는 늘 극렬한 주민 반대에 부딪힌다. 과대포장이나 자원낭비 없는 생산시스템 구축과는 별도의 대안이 필요한 사안이다. 쓰레기 처리 사각지대나 쓰레기 대란 억제는 반입용량 축소로 해결될 성질은 아니다. 정부도 자원순환 정책 전환이나 발생지 처리 등 원칙만 나열하지 말고 실제 쓰레기 발생량을 감당할 방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총량제는 유일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처리 용량 한도를 넘어서는 지자체가 지금도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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