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과 5개 자치구 구청장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 등 정관계는 물론 시민단체, 경제단체, 시민까지 연일 '중기부 세종시 이전 철회'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되면서 인구는 물론 공공기관, 기업들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이 심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대전청사에서 상징성이 큰 '중기부'가 세종시 이전을 강행하면서 대전지역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창업진흥원·신용보증재단중앙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대전에 자리잡고 있는 중기부 산하 기관들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창업진흥원은 연말께 세종으로 본원을 옮긴다.
세종시에 정부 부처 입주가 본격화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대전시민 8만 73명이 세종으로 이주했다. 지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9월 국내 인구 이동통계'를 보면 대전 전입 인구는 1만8151명, 전출 1만8551명으로 한 달간 400명이 유출됐다.
이명박 정부가 행정도시 백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전 등 충청권이 공조해 이를 막았지만 세종시 성장이 인근 지역 쇠퇴를 앞당기고 있다. 이번에 대전이 혁신도시로 지정된 이유도 이 같은 이유가 크다. 더욱이 대전시가 혁신도시 지구로 지정한 역세권의 경우 중기부를 촉매로 한 기관 유치 계획까지 포함돼 있어 중기부가 이전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전 지역사회에서는 연일 중기부 세종시 이전 철회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중기부 세종 이전에 대해 "중기부 장관이 혁신도시 지정에 도움을 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이전은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중기부가 세종시 이전을 공식화한 만큼 대전시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이번 주말 지역 국회의원, 5개 구청장,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과 회의를 갖고 중기부 세종 이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허 시장은 "총리, 행안부 장관, 당 대표 면담 등을 추진 중"이라면서 "대전시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중기부 이전을 막을 수 있도록 책임지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청와대 사전 교감설'에 대해선 "혁신도시 지정에 대해 단 한 번도 다른 문제와 연결 협의한 적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날 대전지역 5개 구청장들도 중기부 세종시 이전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대전이 혁신도시로 나가는 첫발을 내딛는 상황에서 세종 이전 발표가 나온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일방적 결정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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