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세종·공주보 개방 후 자연성 회복… 금강이 성공모델 돼야

  • 사회/교육
  • 교육/시험

[기획] 세종·공주보 개방 후 자연성 회복… 금강이 성공모델 돼야

물관리위원회 보처리방안 제자리… 국가가 결론내야
환경부 "세종·공주보 완전개방 후 생태계 개선 뚜렷"
금강유역본부, 금강 생태가치 체험·공감대 확산 주력

  • 승인 2020-09-14 20:31
  • 신문게재 2020-09-15 7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금강_세종보_세종보(상-하)_200824 (1)
금강 세종보 개방 후 전경. /금강유역본부 제공
강은 생명이다. 물길을 따라 인간의 삶도 흐른다.

강은 자연과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물 공급원으로, 문화의 원천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우리나라 한반도 남쪽은 5개의 큰 강을 중심으로 유역이 형성돼 있고, 각 유역은 많은 강과 내가 혈관처럼 수계로 연결돼 생명수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충청의 젖줄인 금강은 유역면적을 기준으로 세 번째로 큰 강이며, 강 중류에 대도시가 위치한다. 상류부터 용담·대청댐 등 2개의 댐, 세종·공주·백제보 등 3개의 보가 하굿둑까지 연결된 특징을 지닌다.



▲자연성 고민 없는 개발사업 부작용

도시·산업화를 거치면서 수많은 시설물이 강에 설치되고, 본래의 기능과 다른 목적으로 점용하는 등 강은 시련을 겪어왔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과 하천복원을 표방했지만, 시작부터 논란이 컸다.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 등 하천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녹조 빈발·생태계 교란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자연성 회복 측면의 깊은 고민 없는 개발사업이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는지 체감한 사례다.

금강_공주보_공주보_200622
금강 공주보 개방 후 전경./금강유역본부 제공
▲세종·공주·백제보 처리방안은?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4대강 조사평가단을 통해 세종보의 완전한 해체와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 상시개방을 제안했다. 하지만 보를 철거·해체하면 수위가 낮아져 농사를 짓는 데 불리하다고 판단한 일부 주민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세종·공주·백제보가 위치한 지자체는 대체로 철거나 부분 해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세종시의 경우 도시 유지관리에 필요한 용수 확보방안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4대강 보 처리방안 결정은 국가물관리위원회 소관이다. 현재 의견은 어느 정도 종합한 상태로, 이제 국가에서 결론을 내는 일만 남았다.

금강유역이 자연성 회복의 시금석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공모델로 자리 잡도록 미래세대와 자연에 대한 배려, 거버넌스 활용한 시민사회 의견 수렴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20200620_141419521_17_식생채집, 관찰
세종 어린이 식생채집 생태체험 모습./금강유역본부 제공
▲세종·공주보 완전 개방 후 살아나는 생태계

이런 가운데, 금강 세종·공주보의 완전 개방 이후 생태계 개선의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의 개방으로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늘어나고 생물 서식처가 다양하게 형성되면서, 흰수마자를 비롯한 멸종위기종이 발견되는 등 금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이 확인됐다.

금강 공주보는 2017년 6월부터, 세종보는 같은 해 11월부터 수문을 개방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공주보는 778일, 세종보는 888일 동안 완전히 개방했다.

물흐름이 빨라지면서 퇴적물의 모래 비율이 증가했고, 유기물질 함량이 줄어드는 등 개방 효과가 관측된다는 설명이다.

지역주민 김 모씨는 "수문을 열어 놓으니 갤러리와 카페가 생기고, 강과 가까이 문화가 살아나고 있다"며 "금강 자연성 회복의 가치를 공유하고 시민들이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200613_095555_자전거라이딩
금강변을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시민들. /금강유역본부 제공
▲금강 생태가치 체험·국민 공감대 확산

국내 유일의 물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발전해 온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2018년 물관리일원화로 국민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있다.

K-water 금강유역본부 역시 금강의 자연성 회복과 금강 유역의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강 자연성 회복 및 3뉴딜'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금강 생태가치 체험과 국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캠핑 페스티벌, 물 사진전, 어린이 생태전문가 양성 등에 앞장서 왔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수돗물 유충 사태, 집중 호우 등으로 인해 물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주민참여형 의제 발굴과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강 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다.

민경진 금강유역본부장은 "현재 물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강이 자연적인 모습에 가까우면서도 기능과 혜택이 유지되고 강화돼 모든 생명이 강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K-water에서도 환경부 등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해 강이 자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5.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3.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