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가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67.3%가 된다고 응답했다. 그래프=한국출판인회의 |
‘한국출판인회의’는 1일 '긴급 도서정가제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발표하고 현행 도서정가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출판인회의는 전국 출판사와 서점조합연합회 회원사 서점 등 모두 4500곳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전국 1001개 서점과 출판사가 응답했고, 67.3%가 현행 도서정가제를 지지하고 있었다.
"현행 도서정가제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자는 67.3%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자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서점 71.6%, 출판사 66.7%로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도서정가제가 갖는 최고의 장점으로는 '경쟁 완화'와 '공급률 안정'을 꼽았다. 2014년 이전 무분별한 할인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면서 출판사가 서점에 보내는 도서 공급률도 낮아져 경영수지 악화를 경험했던 출판사는 도서정가제 이후 공급률이 안정을 찾아가고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서점 역시 경쟁력 완화를 큰 장점으로 꼽았는데, 서점 간 제 살 깎아 먹기식 할인 경쟁이 줄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쇠퇴기를 겪던 서점업계는 도서정가제 이후 500곳의 신규 서점이 생겨나는 괄목할 만한 결과도 나왔다. "도서정가제가 동네 서점 활성화에 도움을 주느냐"는 질문에 64.7%가 도움된다고 했다. 동네서점 전용 앱인 '퍼니플랜'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독립서점은 583개다. 2014년 100개가 안 되던 것과 비교할 때 5배가 넘게 증가했다.
도서정가제는 신간 발생 종수를 늘리고, 출판 생태계 다양성 확보에도 도움을 줬다는 응답 비율도 높았다.
5권 이상 10권 미만 신간을 발행하는 중소 규모 출판사는 "창업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 비율이 57%로 높게 나타났다. 사업 기간도 10년 미만이 55.3%로 출판사 창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도서정가제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강화 또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출판사는 제도 강화에 39.4%, 유지가 32.2%였고, 서점은 제도 강화 68.9%로 유지보다 3배 높게 답했다.
정부와 출판문화산업계의 지지 여부에 대해서는 56.4%가 "합의안은 지켜져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출판인회의는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도서정가제가 훼손되면 당장 1000개 이상의 서점과 1만 개의 작은 출판사가 사라질 것"이라며 "이번 여론조사에 담겨 있는 출판·서점인들의 민의를 깨닫고 출판문화산업종사자들을 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서정가제는 오는 11월 일몰 시한을 앞두고 있다. 3년마다 새로운 원칙을 정하는데 올해는 민관협의체에서 16번 회의를 통해 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문화관광체육부가 합의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출판과 서점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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