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미세플라스틱" 인류를 공습하다!

  • 전국
  • 서산시

[기고문] "미세플라스틱" 인류를 공습하다!

- 유통 중인 아이스팩 대부분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수지(Super Absorbent Polymer,SAP) 사용
- 궁극적으로 친환경 대체재로 전환 필요하지만, 그 전까지는 재사용을 통해 최대한 발생 억제 필요

  • 승인 2020-08-26 09:37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안원기
안원기 서산시의원
2018년 4월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해변에서 죽은 항고래가 발견되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부검 결과 '플라스틱'이 사인이었다는 것이다. 죽은 고래의 뱃속에는 29kg의 플라스틱이 나왔는데, 이것이 위장과 창자 내부를 막아 안쪽 벽에 세균과 감염을 불렀고 결국 복막염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플라스틱 고래는 인간에게 머지않아 지구가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전 세계 바다로 유입되고 있고 우리는 수돗물과 소금, 패조류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일단 체내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배출되지 않고 농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몸속에서 유해한 화학물질을 지속적으로 배출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오래간다. 멀지 않은 미래에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사인으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2016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은 98.2kg으로 세계 1위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게 만들고 있다. 배달음식의 일회용기, 마스크와 같은 의료폐기물 대부분이 플라스틱이다. 반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4%, 커피전문점 일회용 컵 재활용률은 8%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50% 줄이는 한편, 현재 34% 수준인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컵 재활용률 역시 8%에서 5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플라스틱의 역습이 두려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가지 유용한 사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아이스팩 재사용이다. 이미 몇몇 지자체에서는 아이스팩 재사용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업은 간단하다.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수거하고 선별, 세척, 포장 과정을 거쳐 전통시장이나 학교 등 수요처에 배부하는 것을 반복한다.

현재 유통 중인 아이스팩 중 80%가 미세플라스틱 충진재인 고흡수성수지(Super Absorbent Polymer, SAP)를 사용한다. 2019년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사용량은 2억 1천만 개로 2016년 대비 2배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중 80%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져 소각·매립되고 있으며 15%는 하수구로 배출되어 바다로 직접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충진재가 미세플라스틱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아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이스팩 충진재로 주로 쓰이는 고흡수성수지는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자연 분해가 안 되고 소각·매립도 어려워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대체재로의 전환이 필요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최대한 발생을 억제하도록 노력해 봐야지 않겠는가.

시작부터 엄청난 효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수치적인 효과는 미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민들이 전용 수거함을 보고 느끼며 하나의 캠페인으로 자리 잡도록 유도한다면 아이스팩을 포함한 플라스틱 사용량은 차츰 줄어들 것이라고 믿는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으로 큰 변화를 일으키듯, 긍정의 날갯짓을 시작해보자.(안원기 서산시의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4.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