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9주년-중도일보가 걸어온 길] 신문 속에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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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9주년-중도일보가 걸어온 길] 신문 속에 역사가 있다

  • 승인 2020-08-31 20:00
  • 신문게재 2020-08-31 3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신문은 역사를 담고 있는 가장 좋은 교과서다. 역사는 고스란히 신문 속에 남아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는 거울이 된다.

중도일보는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 대전·충청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해 왔고, 기자라는 사명, 신속 정확 보도라는 사시를 가슴에 새기며 보내온 날들이 무려 2만5212일이다.

우리는 신문 속에서 대전·충청의 역사와 중도일보의 성장사를 엿보았다. 어느 언론보다 앞장서 보도했던 굵직한 기록은 대전·충청 발전의 거름이 됐고, 고희(古稀)를 한 해 앞둔 중도일보의 자산이 됐다. 중도일보는 창간 69주년을 맞아 정치·경제·사회·문화 그리고 신행정수도와 미디어 시대를 테마로 2000년대 이후 대전·충청의 역사와 신문의 길을 되짚어 봤다.

현장에서 보낸 수많은 사계절, 그리고 지면에 빼곡하게 서린 기자들의 녹록지 않은 하루는 이 역사를 만든 또 하나의 페이지였다. <편집자 주>





■[정치] 중도일보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대전·충청 정치사는 한마디로 질곡의 역사다. 특히 주요 정치인들의 잇따른 낙마는 충청대망론을 향한 지역민의 숙원사업에도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이와 함께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정당의 역사 또한 자취를 감추며 아쉬움을 더했다. 물론 빛나는 공조의 정치사도 있다. 대전과 세종, 충남·북 의원들이 합심해 신행정수도 이전과 혁신도시라는 큰 산을 넘기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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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전경
#신행정수도 #혁신도시 #정치권 공조 "21대 국회의원 임기 돌입을 앞두고 충청권 국회의원들과 당선인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2020년 5월25일)." 충청권 의원들이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며 4개 시도의 공조 체계가 형성됐다. 의원들은 각기 따로 또는 함께 혁신도시와 신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물밑 작업에 분주한 상황이다. 혁신도시도와 신행정수도 이전에 '충청'을 좌표로 마침표가 찍힌다면 충청 정치사의 최대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안희정 #미투파문 #충청쑥대밭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충청권에 메가톤급 파문이 일고 있다. 충청 출신으로 차기 유력대권 주자가 한순간 몰락하면서 그 충격파가 지역 정치권은 물론 행정 등 다른 분야로까지 확전되고 있다"(2018년 3월 9일 자) 2018년 3월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 전 지사는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입지를 굳혔지만, 이 사태로 충청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충청정당 #소멸 2012년 총선과 대선 거치며 충청권 기반 지역 정당의 역사가 막을 내렸다. 자유선진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하면서다. 1995년 자민련 창당 이후 국민중심당과 자유선진당, 선진통일당의 명맥은 끝났다. 2008년 총선에서 충청권의 전폭적 지지를 기반으로 지역정당 부활 신호탄을 쏜 자유선진당은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으로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고, 결국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합당했다.



■[경제] 행정수도 천도 후보지, 혹은 배후지로 거론되던 대전·충청의 경제는 오래전부터 발전 가능성을 품은 무한의 땅이었다.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서해안을 품은 충청의 땅은 새로운 경제 대동맥으로 동북아 관문으로 청사진을 꿈꾸기 충분했다. 이와 함께 신행정수도 사수를 위해 지역 언론 가운데 가장 큰 목소리를 냈다. 2003년 12월 특별법 통과 이후,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2004년 두 차례 특집 타블로이드판 9만 부를 발행한 기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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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교 야경 모습.
#서해안 #동북아 중심 #세계의 중심축 "중국이 세계 경제의 엔진이요,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략) 이는 시각을 달리해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서해안 시대의 본격 개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2001년 9월1일)." 2001년 중도일보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세계의 중심축 서해안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이 가운데 서해대교를 충남도와 경기도를 잇는 것으로 동북아 시대를 이끌어갈 서해교역의 관문으로 봤다. 이와 함께 충남도정 또한 제3차 충남도 종합계획을 통해 2020년을 기준으로 국가계획과 연계 최상위의 개발 구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직설했다.

#대덕테크노밸리 #한국 벤처의 심장 중도일보 2001년 11월 15일 자 보도에 따르면, 128만 평의 국내 최대의 벤처공단을 조성하는 대덕테크노밸리가 착공됐다. 대덕테크노밸리는 1991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10년 만에 옛 대전과학산업단지 부지에 세워졌다. 중도일보는 이에 앞서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한 2000년부터 대덕밸리 조성과 관련해 수많은 보도를 이어왔다. '장밋빛 희망의 땅'으로 대덕밸리를 명명했고, 향토기업의 몰락으로 산업이 없는 대전경제의 희망의 꽃씨를 뿌렸다며 벤처코리아를 향한 중흥의 역사를 피우길 기대했다. 당시 대전시민들은 대전시정 가운데 가장 잘한 행정으로 대덕밸리 선포를 꼽았다.



■[사회] 태안기름 유출 사고와 코로나19까지. '사회'는 사람이 미처 손 쓸 수 없는 재앙 앞에서 그 한계를 본다. 그러나 이 사회는 사람으로 다시 회복되고 일상이 유지됨을 우리는 잘 안다. 대전·충청을 중심으로 일어나 사건·사고는 우리 사회가 공동체임을 깨닫게 하는 엄숙한 자연의 경고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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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자원봉사자들의 인간띠.
#태안 기름유출 #르포 #검은물결 "7일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유 해양 유출 사고로 태안 앞바다에서는 더 이상 푸른 파도는 볼 수 없었다. 기름 냄새는 해안가에 도착하기 수십 ㎞ 전까지 뻗쳐 있어 해안가로 가는 내내 코를 찔렀다(12월 10일 4면)." 12월 7일 오전 7시 40분, 태안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풍랑을 만난 삼성중공업 소속 해상크레인이 14만6000t급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하며 1만2547㎘가 바다로 유출됐다. 중도일보는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특별취재반을 편성하고 르포와 사진 화보를 통해 아픔의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이후 '검은재앙, 이제는 복구다'라는 아젠다를 설정하고 기름과의 전쟁에 나선 전 국민의 사투를 하루도 빠짐없이 다뤘다.

철거되는 꿈돌이
철거되는 엑스포 상징인 꿈돌이.
2008 #엑스포공원 #청산 명령 #대전의 상징 "행정안전부가 매년 적자가 누적돼 온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지방공사에 대해 청산명령을 내렸다. 청산명령은 곧 엑스포 지방공사를 해체하라는 뜻이다(4월 25일 1면)."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15년 만인 2008년 행정안전부가 대전의 상징인 엑스포과학공원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같은 날 중도일보 사설에는 "적자행진으로 골칫거리로 전락했지만, 과학도시 대전의 상징으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청산 결정은 충격적이다… 청산까지 가게 된 일차적인 책임은 운영권자인 시에 있다. 10년 가까이 도대체 뭘 했다는 것인가"라며 질타했다. 엑스포공원은 대전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청산 명령 후 시정 전체에 퍼진 충격은 꽤 컸다.



■[문화] 문화는 지역과 사회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다. 중도일보는 창간호부터 지역 예술인들의 그림과 시를 게재하도록 적극 지면을 내주며 문화예술 창달에 노력을 해왔다. 이와 함께 이츠대전 축구대회, 월화수목 달빛걷기, 이동훈미술상 제정 등 지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문화 향유의 틀을 끌어올린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공주박물관 #국보강탈 2003년 5월 15일 오후 10시 25분 공주박물관에 괴한 2명이 침입해 국보 제247호 '공주 의당 금동보살입상' 등 문화재 4점을 강탈해 달아났다. 사건 보름 만에 용의자 3명을 모두 검거하고 문화재를 회수했으나 허술한 박물관 보안 시스템 문제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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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로 인해 영업을 중단하는 대훈서적.
#대훈서적 #부도 #향토서점 "출판계와 서점가에 따르면 대훈서적은 1억원 가량 만기 도래 당좌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가 난데 이어 이튿날인 지난 2일 2차 부도 처리됐다…(생략) 전국 관계자 수백여 명은 자사 도서를 반출하기 위해 대훈서적 둔산점에 모였다. 권당 300원씩 5만여 권의 도서 반출됐다(2009년 10월 5~6일)." 52년 전통의 대훈서적이 부도처리가 됐다. 대훈서적은 1억 원 만기 도래 당좌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가 됐다. 52년 동안 대전에 뿌리를 내려온 향토기업이자 문화 창달의 전초기지였다는 점에서 대훈서적의 부도 보도는 지역민들에게 큰 허탈감 전했다. 대훈서적 부도 이후 지역 서점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며 온라인 시대로 전환되는 기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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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한화이글스를 응원하는 팬들 모습.
#2018 #한화이글스 11년 만에 PS행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2018년 8월9일)." 2018년은 '마리한화'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해였다. 한화이글스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감동의 역사를 썼다. 한화이글스는 2008년부터 단 한 차례도 가을야구를 치르지 못했었고, 2009~2014년 6시즌 동안 한 시즌을 제외하곤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8년은 달랐다. 만년 하위 팀의 오명을 말끔히 씻고,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결과적으로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팬들은 구단 역사 최초 73만 4110명이라는 관중 동원으로 한화에 화답했다. 한화 이글스의 포스트 시즌 진출은 '베이스볼 드림파크' 신설로 이어졌다. 이해미·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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