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대전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에서 대전소방 119구조대원들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대전시 제공> |
30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대전(문화) 197㎜, 금산 150.5㎜, 계룡 144㎜, 논산 142㎜, 대전 141.2㎜, 천안(성거) 118㎜, 세종(금남) 111.5㎜, 아산(송악) 90.5㎜, 공주(정안) 71.5㎜ 등이다. 대전·세종·충남 지역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주요 기상 수치를 공식 측정하는 지점인 대전지방기상청 내 대표 지점에는 오전 3시 59분부터 1시간 동안 46.1㎜가 내렸다. 7월 하순 기준으로 1969년 7월 31일(79.1㎜), 1987년 7월 22일(63.5㎜), 2000년 7월 23일(53.8㎜)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많은 양이다. 특히 대전 문화지역에는 시간당 102.5㎜(오전 5시 18분)의 폭우가 내렸다.
대전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아파트가 물에 잠기고, 사망자가 나오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 235세대 가운데 D동과 E동 1층 28세대가 침수됐다. 이 아파트에 사는 50대 주민 1명은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공식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어지러움을 호소한 다른 주민 1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지상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100대가 물에 잠겨 소방당국이 견인조치 했다.
대전시와 서구는 이재민 28세대(56명)에 대해 오량테니스장에 임시거처를 마련했다.
가수원동 한 골프연습장 지하실도 침수되면서 배수작업을 하던 직원 1명이 감전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부사동에 있는 차량등록사업소도 침수돼 이날 오전 한때 업무를 중단해야 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전에선 주택 침수 103건, 차량 침수 51건, 기타(도로침수 등) 187건 등 총 449건이 접수됐으며, 농경지 등 34ha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허태정 시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주요 피해원인은 오전 4시 10분부터 시간당 최대 79㎜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일부 지역의 배수시설 처리용량 한계로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시는 공무원 비상소집을 하고 피해 상황 파악과 현장 긴급출동을 통해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과 충남서도 비 피해가 있었다. 오전 11시 현재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금산 70.3㎜, 계룡 52.5㎜, 천안 52㎜, 세종전의 52.0㎜, 논산 47.5㎜로 집계됐다.
충남에서는 61건의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30일 충남도와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계룡과 금산, 논산 등 3개 시·군은 호우경보, 서천과 부여에서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와 함께 논산천과 논산대교는 홍수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도 소방본부는 침수 피해로 인한 배수지원 61건을 포함해 총 129건의 안전조치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동원된 소방인력은 442명이었고, 장비 149대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시에 따르면 이틀간 내린 집중호우로 세계유산인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의 성벽 일부가 무너졌다. 무너진 곳은 임류각 동쪽 은개골로 이어지는 급경사 구간 10m가량이다. 공주시와 문화재청은 이를 긴급 보수할 예정이다. 천안·공주에서는 주택·상가 9채가 침수됐고, 갑자기 불어난 물에 차량 3대가 물에 잠겨 운전자 3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계룡시 엄사면에선 주택으로 토사가 흘러내려 주민 2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도 했다. 공주시 반포면 마티터널 주변 도로는 토사가 유출돼 통행이 금지됐다.
세종에서는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전동면 하천 위 교량 위를 건너던 화물차가 급류에 넘어져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세종에서는 도로침수 12건, 토사 유출 10건, 나무 전도 7건, 주택침수 4건 기타 13건 등 총 4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충청권 지역에 31일 오전 9시까지 50∼150㎜, 많은 곳은 20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상문·내포=김흥수·세종=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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