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돗물 유충 없으면 안심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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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돗물 유충 없으면 안심해도 되나

  • 승인 2020-07-28 17:11
  • 신문게재 2020-07-29 19면
전국에서 수돗물 유충 신고가 이어지면서 환경부가 추가적인 원인 찾기에 나섰다. 28일 발표된 검사 결과로는 합천 적중, 강릉 연곡, 무주 무풍 정수장 여과지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 그곳에서 걸러져 배수지와 수용가(수돗물 사용처)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게 위안이다. 다만 전체 0.7%의 정수장에서만 유충이 나온 '비율'이 각 지역 고도 정수처리장의 모든 안전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이미 인천 수돗물 깔따구 유충 충격파는 전국으로 번져 있다. 때아닌 구충제를 먹거나 샤워필터 수요가 급증하는 등 과민반응도 나타난다. 유충 신고만 해도 수도권과 부산, 대전, 청주, 울산 등 곳곳에서 접수됐다. 이 가운데는 채소 세척 과정에서 나온 벌레 등의 오인 신고가 들어 있다. 개수대 아래서 올라온 유충이라는 대전시 사례가 그런 경우다. 최상의 공공서비스 제공 기준에서 수돗물 불안과 불신을 잠재울 획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수돗물 기피가 더 심해질지 걱정이다. 유충 사태 이후 생수통을 챙겨 출근하는 직장인이 늘었다. 한바탕 긴급 전수조사로 수돗물 공포감이 씻기진 않는다. 취수장의 각 단계, 정수지, 펌프실, 배수지, 그리고 세대 저수조나 물탱크까지 최대한 점검해야 한다. 생수 수준으로 수돗물을 관리하겠다는 단체장이 있다. 환경부 등록 업체 중 75%가 제조위반으로 적발된 사실까지 알 것으로 믿는다.

더 긴장해서 정수장별 유충 발생의 근원을 제거할 일이다. 합천과 무주의 경우, 원수(계곡수) 품질이 좋다고 여과지 세척 주기가 긴 것도 원인이었다. 정수장 유충 유입 원천 차단 목표로 미세 방충망 설치와 활성탄 여과지 세척 주기 단축 등 상시 관리를 촉구한다. 유충이 발견된 3곳은 물론 모든 정수장에 대한 보완조치가 더 필요한 상태다. 가정에서 수돗물을 바로 받아 마실 정도가 되어야지,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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