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홈플러스 제공 |
홈플러스는 안산점에 이어 두 번째로 탄방점의 자산유동화가 확정됐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역 대형마트가 점포 매각 후 주상복합 등의 개발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이른바 '설'은 낭설이 아닌 팩트로 확인되는 셈이다.
대전지역 경제계는 탄방점 매각을 시발점 삼아 향후 지속적인 매각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난 6월 홈플러스 둔산점 노조는 사업주인 ‘MBK’가 대전 둔산점과 안산점, 대구점 3곳에 대해 밀실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당시 홈플러스 사측은 점포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노조의 주장대로 이달 중순 MBK는 안산점 매각을 확정했고, 이어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던 탄방점도 매각했다.
지역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마트 위기,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몰 운영 확장과 맞물려 대형마트의 새로운 전략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가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선례는 이미 대전이 아닌 전국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가장 큰 움직임을 보이며 매각설 중심축으로 등장했다.
그동안 대전에서도 홈플러스 탄방점과 둔산점의 매각설은 꾸준하게 도마 위에 올랐다. 둔산점은 노조의 주장대로 매각 후보지 중 하나였는데, 여기에 상대적으로 노후 된 탄방점까지 포함되면서 부동산은 물론 유통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됐었다.
'홈플러스 탄방점이 매각됐고, 대전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더라', '탄방점과 둔산점 2곳 모두 매각될 예정이라더라' 등의 소문이 무성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대전시와 서구청에 매각설을 확인한 결과, 홈플러스의 사업 관련 협조 요청이나 사업제안서는 접수되지 않았다.
다만 건축 담당 관계자는 "매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변 부동산에서 언제쯤 허가되는지 알 수 있느냐고 문의 전화가 왔다"며 매각설은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주장임을 확인케 했다.
홈플러스와 함께 롯데마트도 점포 매각 후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는 올해 초 백화점과 마트 등 전국 주요 매장을 폐점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연장선에서 최근 대구 칠성점을 매각하고 49층 오피스텔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대구시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대전 롯데마트 서대전점, 노은점, 대덕점도 매각설의 후보지로 보고 있다. 그러나 롯데쇼핑 관계자는 "천안 쪽 1곳이 폐점된 건 맞지만, 대전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유통판매시설 부지로 분류된 대형마트는 오피스텔 건축이 가능하다. 용도변경이 아닌 건축심의 과정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 추진에 있어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대형마트가 업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 탄방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점포는 매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구조조정 대신 전환배치를 진행하고, 점포 내 입점 점주들의 입장 역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