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교훈으로 배운 '안전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는 학교는 단지 공부를 하는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건강과 미래를 책임지는 곳이어야 한다는 그의 교육철학과 맞물린다.
포스트 코로나, 혹은 위드코로나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세종형 혁신교육으로 일궈온 교육공동체 역량은 예견하지 못했던 문제에 부딪혔을 때 이를 극복해 나갈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민선4기 교육감들의 하반기 2년을 대표하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보폭을 넓힌 최 교육감을 만나 '혁신·코로나·학생'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 세종교육의 정책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혁신 2기 취임 2주년, 약속했던 공약들은 잘 이행되고 있나.
▲'교육도 세종답게'라는 구호를 내걸고 혁신교육-미래교육-책임교육-학습도시 세종이라는 4대 정책 방향과 70개 공약을 마련해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70개 공약사업의 이행률은 51.4%로 주기적 자체 점검과 평가를 통해 차질없이 추진 중이다.
우선 지난해부터 고교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추진한 결과 올해 2학기부터 전면 무상교육을 실현했다. 그동안 중투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아름중 제2캠퍼스 설립계획이 확정됐고, 지난 3월에는 제2특성화고인 세종장영실고 개교로 학생들의 직업교육 수요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 3월 전국 최초로 개원한 '공립 숲 유치원'과 함께 올해 '생태유치원', '방과 후 놀이유치원' 시범 운영으로 세종의 유아들은 자연과 놀이가 함께하는 교육으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자체점검과 공약이행평가단의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시민들에게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공약이행관리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교육계에서 세종형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종혁신학교 운영으로 학교와 학생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
▲세종 혁신학교는 상위기관의 지침보다 교육공동체의 자율적 참여로 높은 수준의 학교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혁신 모델 학교이다.
운영 초기에 중점을 두었던 민주적 학교운영이 자리를 잡았고, 이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협의하고 협력해 학교를 운영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세종 혁신학교는 혁신예비학교-혁신학교-혁신자치학교의 시스템을 적용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학교는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교육을 운영하는 학교자치로 성장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자치활동을 통해 습득된 책임감 있는 생활습관을 바탕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성장하고 있다.
그 성과를 세종의 모든 학교에서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코로나19 여세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세종의 유·초·중·고 학사 운영과 안전대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 학생들이 감염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방역에 총력을 기하고 '교육감이 방역의 최종 책임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결정 권한은 학교에 있고, 모든 책임은 교육감과 교육청에 있기 때문이다.
세종의 모든 학교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또한 유치원에는 전국 최초로 간호사를 배치하고 초·중·고에는 보건인력을 100% 배치하고 있다.
아이들이 배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원격·등교 수업을 병행하며, 학생 간 접촉 최소화를 위해 평소 대비 등교 인원을 3분의 2가 되도록 학사일정을 운영한다.
유치원은 등원 2·3·4부제와 연령별 등·하원 시차제를 시행하며 초등학교 저학년은 원격수업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매일 등교를 권장한다. 그 외 학년은 격일·격주 교차 등교를, 진학을 앞둔 고3과 중3은 매일 등교 원칙, 나머지 학년은 학교 상황에 맞게 격일·격주로 등교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뉴노멀 시대, 미래 교육이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세종교육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학교구성원들의 참여를 보장했던 민주적 학교는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도 서로 협력하면서 원만하게 이 고비를 넘기고 있다. 교육부나 교육청의 지침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을 학교구성원들이 민주적 논의를 통해서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의 교육주체가 학교운영의 중심이 되고, 교육청이 지원하는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미래교육은 지금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혁신교육의 발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민주적 학교문화, 교육과정과 수업의 혁신, 학생개별성장, 민주시민교육, 학생 성장중심 평가, 학교공간의 혁신, 마을교육공동체 등의 교육혁신이 미래교육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원격수업에 '집단지성'이 발휘됐다. 이는 결국 학생중심의 '교실수업 혁신'으로 귀결된다.
▲캠퍼스 고등학교는 인문, 과학, 예술의 각기 다른 3개의 중점과정을 동일공간에 배치해 교육과정 다양화와 진로에 따른 학생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고교서열화와 일반고의 학력 저하를 해소하고 현재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 정책을 선제적으로 실현하는 새로운 개념의 학교 모델이다.
앞서 2022년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했으나, 예정부지인 6-3 생활권의 조성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5~6 생활권의 아파트 입주가 2023년경부터 연차적으로 예정됨에 따라, 설립의 적기를 2023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행복청과 협약을 통해 6생활권에 부지를 이미 확보했으며 지난 3월 교육환경평가와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다. 오는 8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만을 남겨둔 상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세종교육은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을 꿈꾸며, 교육공동체와 함께 손잡고 지난 6년을 쉼 없이 달려왔다.
코로나 19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낀 점은 교육청이 상급관청으로서, 교육감이 상급 관료로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의 구성원인 교원, 학생, 학부모가 교육주체로 우뚝 설 때 교육의 변화도 가능하다는 평소의 생각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남은 임기에도, 우리 세종의 아이들이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삶과 배움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구체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중요한 시기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맡아 어깨가 대단히 무겁다. 앞으로 2년은 교육계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자치의 체계를 구축하고 시도교육청 간 정책 소통과 협력의 플랫폼을 구축해 교육자치를 강화해 나가겠다.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으로 함께해 주길 부탁한다.
대담=이승규 세종본부장·정리=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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