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마을학교를 찾아서] 어린이들의 휴식처, 학생들의 배움터, 성인에겐 평생학습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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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마을학교를 찾아서] 어린이들의 휴식처, 학생들의 배움터, 성인에겐 평생학습의 장!

9. 공주 마을학교 이야기

  • 승인 2020-07-08 14:38
  • 신문게재 2020-07-09 10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북(book)적 북(book)적 토크
마을도서관@경천에서 운영 중인 '북(book)적 북(book)적 토크'.
▲경천마을교육공동체 '학교와 마을의 이음터! 마을도서관@경천'=충남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로를 따라오다 보면 경천초와 경천중을 잇는 중간에 '마을도서관@경천'이 있다.

하굣길 버스를 1~2시간 기다려야 하는 아이들, 농사일로 바쁜 부모 탓에 돌봄이 부재한 아이들, 독서, 휴식, 문화공간에 대한 갈증들….

이곳 주민들은 이런 고민 끝에 학교와 마을을 이어줄 마을도서관이 필요하다고 판단, 10년 이상 공실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운영위원을 모집해 지난 2018년 마을도서관을 운영하기 시작됐다.

수채 캘리로 작품을!
마을도서관@경천에서 운영 중인 '수채 캘리' 수업 모습.
우선 경천중 학부모 자원봉사단을 모집, 요일마다 순번제로 돌아가며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인근 경천초, 계룡초의 학부모, 지역주민들로 봉사자들이 16명으로 늘어났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교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돌봄과 시내로 나가지 않고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보는 시네마 극장, 작가와의 만남, 경천마을 소소 마켓 등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문화생활 기반을 다졌다.



마을도서관@경천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어린이에겐 돌봄의 휴식처를 제공하고, 둘째 학생들에겐 학습과 만남의 장을, 셋째 성인들에게는 평생학습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처럼 마을 어린이와 학생들은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작가와의 북스테이
마을도서관@경천이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1월 개최한 '여행작가와 함께하는 북스테이' 모습.
마을도서관@경천이 첫 돌을 맞은 지난해 11월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여행 작가와 함께하는 북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행 작가가 10년간 여행을 하며 얻은 노하우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강의하고, 다양한 활동도 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아이는 "더 하고 싶다"고 아쉬워 하며 "내년에도 꼭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늘품학교(마을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역 초·중학생 대상으로 공동 돌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주시청과 연계한 마을도서관 프로그램 수채캘리, 헤어컷트, 수학보드, 도자기, 코바늘 손뜨개 등을 운영 중이다.

경천 마을도서관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공간이 협소해 어려움이 많다"며 "아직 공실로 남아있는 2층 건물을 활용해 지역의 문화센터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과 주민들의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화장실과 상수도 문제도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1월 13일 청국장 체험
하신늘품학교 전통 장담그기 체험.
▲하신늘품학교 '마을에서 함께 자라는 아이들'=대전과 세종에 인접한 작고 아름다운 마을인 하신리에는 '하신늘품학교'가 있다. 이 마을은 도시에서 이사 온 '젊은 엄마'들이 늘어나면서부터 작은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도시에서 온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마을에서 아이들이 함께 커갈 수 있도록 공동육아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아 두 가정을 오가며 모임을 시작했고, 메주를 띄우던 곳을 학부모들이 직접 고쳐가며 작은 공부방을 마련했다.

하신늘품학교의 선생님들은 마을 화가와 농부, 원어민 선생님 등 지역 내 풍부한 인적 자원을 활용했다. 또 프로그램은 원어민 영어수업부터 텃밭 농사, 장담그기, 전통차 마시기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아이들은 마을 선생님과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추억을 만들어 나갔고, 공주교육지원청의 도움을 받아 마을화가 선생님의 미술수업을 진행하는 등 학교수업과 연계하기도 했다.

200625 수영장
하신늘품학교에서 올해부터 운영 중인 수영수업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처음 시작한 수영수업은 아이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시골에서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어서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

하신늘품학교 관계자는 "예전만큼 놀이터에 나와 노는 게 쉽지 않은 요즘, 함께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마을안에서 함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목화심기1
드림즈마을협동조합 목화심기 체험 프로그램.
▲드림즈마을협동조합 '마을에서 찾는 재미, 즐거운 경험을 쌓아가요'=공주 시내와 약 25분 거리에 있는 이 마을은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로 한부모 가정과 다문화가정, 조손가정이 많아 교육격차가 큰 편이다. 이곳 주민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지난 2016년 드림즈마을협동조합을 구성했다.

이들은 먼저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평생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을 활용해 직접 마을교사가 돼 마을 안에서 협동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드림즈 마을학교를 시작하게 됐다.

샌드위치 만들기
드림즈마을협동조합 샌드위치 만들기 프로그램.
드림즈 마을학교에서는 공교육과 별도로 마을 안에서 타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농촌에 살지만 농사경험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벼 심기부터 수확, 금강으로 흐르는 1급수 유구천에서 토종물고기 찾기, 섬유의 고장인 유구답게 목화 심기, 재료 손질부터 포장까지 샌드위치 만들기 등이다. 또한 지역 명소에서 사진을 찍어 추억앨범에 저장하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우리 고장을 알리고 소개하면서 자부심도 길러주고 있다.

드림즈 마을학교 관계자는 "무한 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공유하고 함께하는 경험이 얼마나 즐거운지 알려주고 있다"며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아가는 곳, 나를 인정해주는 곳, 즐거운 곳, 삶의 힘이 되는 마을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포=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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