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는 지난 3일 제251회 2차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 단독 후보에 선출된 권중순 의원에 대한 투표 결과, 1·2차 모두 과반수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권 의원은 의장 무산 직후 사퇴 입장을 밝혔다. 권 의원은 "정당인은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당론을 정하고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데, 오늘 이 사태를 보면서 민주주의 원칙인 정당정치와 그에 따른 결과를 무리하게 뒤집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2018년 의원총회 당시 합의한 대로 권 의원이 후반기 의장에 올라야 한다는 의견과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경선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자 시의회는 얼마전 의총을 열었고 이 자리에서 2년 전 합의준수로 의견을 모은 바 있는 것을 거론한 것이다.
친권파 의원들도 행동에 나섰다. 김찬술(대덕2)·오광영(유성2)·체계순(비례)·조성칠(중구1)·민태권(유성1)·구본환(유성4)·우승호(비례) 등 7명이다. 김찬술 의원은 "대전시의회는 정당정치가 사라지고, 죽은 날"이라며 "150만 시민과 내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시의원이 되고 싶기에, 정정당당하게 시의회를 지키겠다"고 시의회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이에 반해 비권파 의원들은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맞서고 있다. 친권파 내부 논의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결론짓지 못해 현 상황에 이른 것으로 이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 시의원은 "권중순 의원이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 표를 뺏기는 게 두려워 김종천 의장에게 돌렸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권 의원이 사퇴까지 한 것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싶고, 대외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것이기에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전시당도 징계여부를 저울질 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의원총회 때 결정된 사안은 당론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대상과 범위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승래 민주당 시당위원장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영진 대전대 교수는 "조승래 위원장이 21명 의원을 모아 다수의 표가 나올 수 있는 후보를 결정하는 '현실론'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결정된 것을 뒤집은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기이게 조승래 위원장의 강력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9일 의장단 후보군을 접수받으며, 13일 본회의서 투표를 결정한다. 5일 김종천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회의규칙에 따라 직무대리는 최다선인 김인식(4선) 의원이 맡는다.
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