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기 위한 일명, '사무장 병원'인 일부 한방병원의 꼼수 운영실태를 파헤쳐보고, 더 넓게는 한방병원의 의료 질 향상과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심각해지는 문제를 방관하는 허술한 관리 주체의 실태와 해결방법 등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상. 대전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한방병원 수… 그 이유는?
중. 코로나19 사태에도 입원환자와 치료비 급증한 한방병원
하. 줄줄 새는 보험료… 두 손 두 발 놓고 있는 관리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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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한방병원 원무과 직원과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진료보다는 보험금 수령 방법과 입원 후 외출 등에 대한 '꼼수'만 강조하는 모습에 뭔지 모를 불안감이 들어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알고 보니 해당 한방병원은 지역 한방병원 업계에서 일명 '사무장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코로나 19 사태와 교통사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전에 있는 한방병원 중 유난히 입원환자와 치료비 지급액이 급증하고 있는 곳이 있다.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확보한 B 보험사의 자료에 따르면, A 한방병원의 경우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22명에 그쳤던 입원환자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이보다 3배 증가한 66명까지 늘었다. 보험사에서 지급한 치료비 증가 폭은 단순 입원환자 수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B 보험사가 A 한방병원에 2019년 1월~5월까지 자동차보험 환자 총치료비 지급액은 2243만 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 치료비 총액은 9055만 원으로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점유비율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5개 보험사의 통계 자료를 보면 말 그대로 '폭등' 수준이다. 2019년 1월~5월 입원환자는 215명에서 2020년 동월엔 451명으로 2.09배 올랐고, 치료비는 2억 329만원에서 5억 5337만원으로 2.72배나 증가했다.
A 한방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환자가 늘어난 것뿐"이라며 "우리 말고, 문제가 되는 불법 시술과 입원 환자 무단 외출 사태는 다른 한방병원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Male taking big sum of euros against dark background, illegal business deal.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대전경찰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대전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는 2545건에서 올해 1월~4월엔 2304건으로 10%가량 감소했다.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줄었는데, 특정 한방병원으로 입원한 환자는 3배 늘고 치료비 총액은 4배 이상이 오른 것이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유동인구가 줄어 자연스레 교통사고도 감소하고 있다"며 "특정 한방병원 교통사고 입원환자가 3배까지 늘어난 건 합리적 의심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물론, 한방병원 전체적으로 환자와 치료비는 늘고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9569억원으로 2015년보다 167.6% 급증했다. 전체 경상환자 진료비 중 한방 진료비 비중이 65.3%에 달하는 등 교통사고 환자의 한방병원 쏠림은 뚜렷하다.
그런데도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무장 중심의 병원이 아닌 정상적인 병원들은 그나마 합리적인데, A 병원은 무자비한 수준으로 보험을 청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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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모 한방병원장은 "단기간으로 보면 내방과 입원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볼 수 있지만, 진료보다 수익만 중시하면 한의학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사무장 병원 때문에 선량한 병원들까지 오해받고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보건당국의 철저한 점검과 그에 따른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자치구 보건소 담당자는 "위반 사항이나 허위 기재, 과다청구 등 민원이 들어오면 업무정지 등 처벌에 나설 수 있다"면서 "우리도 관할 구역 내 한방병원 1곳을 경찰에 고발해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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