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둔산점 직원들이 밀실매각을 규탄하며 24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
둔산점을 포함해 안산점, 대구점 3곳은 통상적인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가 아닌 폐점을 전제로 하고 있어 직영과 외주협력업체 직원 등 대량해고가 우려된다는 게 기자회견의 골자였다.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인천 중동점도 똑같이 매각 절차를 밟았다"며 "투기자본으로 명성이 자자한 MBK의 홈플러스 매장 매각은 저급하고 원시적인 부동산 투기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 에 따르면, 홈플러스 둔산점은 폐점 이후 빌딩 신축 등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둔산점과 대구점 매각 주관사는 '딜라이트안진'이 거론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얘기다.
노조는 이번 폐점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둔산점이 매각 1순위로 꼽히고 있지만, 매출은 전국 상위권에 포함돼 매각 ·폐점은 결국 부동산 투기를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병덕 서비스연맹 대전세종충청본부장은 "노동자들은 죽어라 일만 했다"며 "유성 리베라호텔 자리에 주상복합이 들어선다고 호텔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대전에서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초고용 보장을 선도해야 할 유통 대기업이 수천 명의 대량실업을 양산할 폐점에 앞장서는 것은 반사회적 행위라고도 주장했다.
장미영 홈플러스 대전둔산지회장(입점업체 점주)은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만 주고 일을 시키고 그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자기들 배만 채우더니 지금은 경영위기라 하며 알짜배기 노른자위에 있는 홈플러스 매장을 매각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희생해온 직원들에게 또다시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며 "MBK는 1조를 투자하고 예쁘게 키워 좋은 기업에 넘겨주겠다던 약속을 지켜달라"고 외쳤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사측은 노조와 교섭자리에서,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건 아무 것이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홈플러스 둔산점은 직영직원 134명, 외주와 협력업체 100명, 문화센터 강사 80명, 57개 입점 업체 200명을 포함해 5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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