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풍경이 이러한데 도서출판업계인들 온전할 리 없다. 개학을 자꾸 미뤄져 청소년 및 자녀교육 서적 판매는 늘었으나 극히 일부분이다.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조사에선 도서 매출이 41~60%까지 곤두박질했다. 대학 교재마저 온라인 수업으로 거래가 끊겼다. 코로나 요인과 다독 문화의 퇴조로 점점 설 자리를 잃는 두 측면 모두 봐야 할 것 같다.
현실적으로 서점에 생존전략을 강조하기보다 무모한 일은 없다. 큰 것만 살아남지 않게 생존을 지원하는 게 합당한 순서다. 4차 산업혁명의 촉매 운운하며 전통적 영역에만 머물지 말라는 조언 역시 도움되지 않는다. 물론 지난 몇 달 온라인 대형서점 판매량이 20% 안팎 뛰기는 했다. 비대면 소비 영향으로 오프라인 대형서점 역시 고전하지만 소규모 서점에 비할 바 아니다. 지역문화를 지키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서점을 만들 의지나 있는지 의문이다. 이런 식의 방임으로는 안 통한다.
지역서점의 숫자도 10년 새 30% 이상 급감했다. 11년 전 2843곳에서 지난해까지 875곳이 사라졌다. 대형 중고서점이 생기자 대전 헌책방거리 등 전국 중고서점까지 폐점의 길을 걸었다. 부산에서는 보수동 헌책방거리의 공공자산 보존 노력이라도 기울였다. 모처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역서점에 들러 법적 근거 마련을 약속했다. 출판산업진흥법이 책 안 사고 안 보는 풍조를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동네서점'이 안착하도록 가능한 지원 수단을 동원하고 지자체도 여기에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또한 문화 진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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