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를 대변해 국회 입성을 앞둔 홍성국 강준현 당선인이 지난달 23일 진행한 기자간담회 모습. 세종유치 공약으로 동시에 약속한 국립중앙의료원이 서울 잔류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
국립중앙의료원이 서울 방산동에 잔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세종유치를 약속했던 홍성국·강준현 국회의원 당선인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두 당선인은 중앙의료원 측과 상당한 협의가 진행됐다며 세종유치를 자신했지만, 최근 중앙의료원이 서울시의 대체부지 제시를 수용한 이후 이렇다 할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을 중구 방산동 옛 미 공병단 부지에 신축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2018년부터 사용되지 않는 군부대 부지에 서울중앙의료원을 이전하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필요성이 제기된 중앙감염병병원을 함께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미군이 사용하던 부지에 의료원을 신축할 때 필요한 용지매입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국방부의 동의가 있었는지는 이날 발표되지 않고 추후 논의할 과제로 남겨놨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서울시의 새로운 제안을 수용해 서울 잔류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세종유치를 희망하던 시민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강준현 당선인은 각각 국립중앙의료원을 세종에 유치하는 내용을 공약한 바 있다.
특히, 선거 후 지난달 2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두 당선인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세종 이주 의지를 확인했다"라며 "전국에서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고속도로 주변을 부지로 희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날 기자회견이 있고 닷새 후에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시와 함께 방산동 신축이전 구상을 발표해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공약실천에 방심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세종유치 1호 공약이 무산될 위기임에도 두 당선인이 대응하는 움직임도 관측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협약을 한다고 바로 서울 내 신축이전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관련 기관과의 추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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