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14XX호 김XX 검사고요, 본인 사건 안건이 5027호입니다. 수사관이 말하지 않던가요. 혹시 그 수사관이 직무 태만했으면 저한테 바로 말씀 좀 해주세요”
2017년 11월 4일 발생한 보이스피싱의 실제 범인 목소리다.
서울 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범인의 목소리가 유튜브인 ‘안형사TV’를 타고 시청자들에게 직접 전달돼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2주 전부터 ‘안형사TV’를 제작한 충남지방경찰청 안정엽 수사관은 각종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골라 더 이상 선량한 국민의 피해가 없도록 범인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범인색출을 위한 제보도 받고 있다.
현재 그가 제작한 유튜브 영상은 13개지만, 현재 구독자 수가 15만6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시청자들은 성매매 영상 유포 협박범, 검사 및 검찰 조사관이나 대출 회사원 등으로 가장한 범인들이 전화로 피해갈 수 없는 거짓 상황을 만들어 손쉽게 거액의 돈을 갈취해 가는 상황을 간접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안형사TV’의 인기 덕에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 충남청으로의 제보나 상담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범인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시청자들은 안 수사관의 개설한 SNS를 통해서도 자신이 당한 사연들을 털어놓는 등 크고 작은 범행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충남청 지능수사대 안정엽 수사관은 “일반 사람들도 보이스피싱은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세한 내용을 몰라서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음성을 활용한 수사방법을 고민하다가 유튜브에 공개하면 파급력이 있고 범인들 사이에 전달되면 내부 제보를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영상을 통해 간접 체험하면서 범행을 막을 수 있고 보이스피싱도 줄어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통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빼내 범죄에 사용하는 신종 전화 사기수법으로 음성(voice), 개인정보(private data) 및 낚시(fishing)를 합성한 신조어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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