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무원칙·무기력에 극단적인 대립만 보이고 이달 29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20대 국회에 다수 국민은 아쉬움이 없다. 코로나19에 피로감이 쌓인 탓도 있지만 원포인트 국회 후 추가 본회의를 열겠다는 계획에도 관심이 적은 편이다. 낙선 등으로 몸과 마음이 떠난 국회의원들이 국민개헌발안제나 다른 민생법안 처리에 관심 없긴 매일반일 것이다. 하지만 백 리를 가는 길은 구십 리가 절반이라 했다. '행백리자 반구십(行百里者 半九十)'이라는 고사를 상기하면 좋을 것 같다.
5월은 물론 21대 국회 출범을 앞둔 의원 교체기라 어수선하다. 그러나 신뢰가 가장 바닥으로 추락한 지금은 아직 20대 회기다. 7~8일 연달아 새 원내지도부가 선출되는 즉시 여야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3월 6일에 발의해 오는 9일이 처리 마감일인 국민개헌발안제를 통과하고 말고는 국회 선택이다. 법안을 빌미로 국회 본회의를 거부했다는 당리당략적인 최후 뒷모습을 보이지 않길 바랄 뿐이다.
국회 계류 중인 1만5254건 중 부동산세법 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 온종일 돌봄 특별법, 백신 개발이나 코로나19 대응 관련 법안 등 시급한 법안만이라도 처리해야 한다. 국회선진화법과 짝짓기한 식물국회, 선거법 패스트트랙 이후의 동물국회를 만회할 딱 한 번의 기회가 남은 셈이다. '유종의 미'라는 표현조차 민망하지만 정치 불신에 대해 속죄하는 자세로 마지막 의사일정에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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