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동구 삼성 4구역 내 관사촌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부 상인들과 주민들로 구성된 '관사촌 살리기 운동본부'는 재개발로 인해 관사촌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보존 방안을 요구하는 반면, 대전시는 보존 가치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민관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전 동구 삼성동과 소제동 일원에는 '삼성 4구역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삼성동 80-100번지 13만2124㎡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9층 아파트 16개 동 1466가구와 부대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현재 삼성4구역은 일부 도로를 사업지 내에 편입하는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는 이 사업 구역 내에 철도관사촌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철도관사촌에는 1920∼1940년대에 지어진 관사 40여채가 남아 있다. 이 중 20여채가 삼성4구역에 포함돼 있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로 구성된 관사촌 살리기 운동본부가 재개발을 반대하고 나선 이유다.
이들은 대전시의 도로계획(중로 1-236호선, 1-237호선)과 재개발로 일부 관사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도로계획 변경과 보존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도로와 재개발이 이뤄지는 동구 수향길 25 일원에는 관사 16호 등이 남아있으며, 이 관사는 현재 갤러리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운동본부는 관사촌이 100년의 근대문화유산임과 동시에 관광 명소로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며 보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관사촌은 100년의 근대문화유산이다. 특히 SNS에서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등 관광명소로도 각광받고 있으며 50~6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도 조사됐다"며 "그럼에도 문화유산을 재개발로 지키지 못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도로 계획도 문제다. 소제동 철도관사촌을 관통하는 대전시의 도로계획은 시민의 보행권을 침해한 계획"이라며 "시는 보행자 중심의 도로 계획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전시는 관사촌 보존 여부를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사가 문화재로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보존의 필요성을 판단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관사의 문화적 가치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삼성 4구역은 지난해 6월 시공사 선정까지 마치고 계획 변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사 보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다만 관사가 문화재로 등록돼 있지 않고, 이를 보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의 의견과 전체적인 계획 등을 검토해 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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