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생활과학고 한 교사가 텅 빈 교실에서 전기전자과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사실상 EBS 강의와 과제 위주 수업으로 반쪽짜리 원격 수업인 데다 원활하게 접속이 이뤄져도 실습 수업 중심인 예체능고·특성화고 등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16일 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 개학을 맞는 학생들은 지난해 교육통계 기준 대전에선 초등학생 4만 1410명, 중학교 2만 6387명, 고등학교 2만 8938명 등 9만 6735명이다. 여기에 지난 9일부터 원격수업을 듣고 있는 중3·고3은 3만 302명으로 대전에서만 총 12만 70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했다. 전국적으로는 400만 명을 넘는다.
교육 당국은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 방식을 바꾸고 서버를 확충하는 등 접속 지연에 대비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날도 접속 오류, 지연 현상을 겪는 경우가 빈번했다.
EBS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는 학습 자료를 공유하거나 학생 출결 관리를 하는 플랫폼인데 일부 영상이 재생되지 않거나 접속이 멈추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가 운영하는 학급 커뮤니티 프로그램 '위두랑'은 오류로 인해 이날 오전 아예 프로그램을 닫았다.
접속이 원활했던 학교들은 사전에 교육 당국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원격수업 플랫폼 대신 민간 서비스를 활용해 개학을 맞은 곳으로 소수였다.
이날 대전교육청에서 온라인 개학 3차 점검을 실시한 대전생활과학고는 전교생 대상으로 과제형 수업을 일부 병행하는 동시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비교적 원활히 이뤄졌다.
대전생활과학고 측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교육부가 지정한 '줌(zoom)' 대신 '리모트 미팅'을 채택한 이유로 보안 문제와 서버 안정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클래스팅' 등 다른 민간 업체가 만든 원격수업 플랫폼은 이날 접속 지연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체능고·특성화고는 교육과정 특성상 실습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원격 수업으로는 실습 진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대전생활과학고 신익수 교감은 "건축, 전기, 바이오, 화장품, 조리제빵 등 전문 과목은 최대한 집에서 실습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일부 과제로 진행하고 있지만 원격 수업으로 진행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며 "현재로선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끊기지 않도록 상황운영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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