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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가격리 지침 위반자에 한해 전자 손목밴드를 착용하도록 하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회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
앞서 정부는 전자 손목밴드 도입을 고려했으나 일각에서 인권 및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논란이 일면서 그동안 추가 검토를 해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신중한 논의 끝에 무단이탈과 전화 불응 등 지침을 위반한 자가격리자에 한해 전자 손목밴드를 착용하게 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자 손목밴드 도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자가격리자에 대한 고강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부 자자격리자들의 일탈 행위가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는 등 관리 필요성이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일 공개한 코로나19 자가격리 관련 일반 국민 인식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0.2%가 자가격리자에 대한 전자 손목밴드 착용에 대해 찬성한다는 견해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방역 전문가와 지역사회, 정치권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귀 기울여 들었다"며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과실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었다"면서 전자 손목밴드의 제한적 도입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다만 정부는 인권침해 등의 우려를 참작, 전자 손목밴드 착용 대상을 '격리 지침 위반자'로 한정하는 등 제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전자 손목밴드 도입과 함께 "동작 감지 등 안전 보호 앱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불시점검을 대폭 확대하는 등 현재의 자가격리자 관리체계도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어 전날 전국적으로 신규 확진자 발생이 27명으로 50여 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대구지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지만 반가움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장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대구시 공무원을 비롯해 높은 시민의식으로 의연하게 대처해 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정 총리는 중대본 회의 직후 대구로 이동, "한 달 만에 대구에 다시 왔다. 어제는 대구, 그제는 경북에 신규 확진자가 없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긴급했던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대구·경북의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희생, 공직자분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코로나19와의 장기전도 준비해야 한다. 대구·경북에서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쌓은 임상 데이터와 치료 경험은 국내 다른 지역은 물론, 국제 사회가 위기에 대응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할 테니 의사회 등이 중심이 되어 필요한 준비를 하고, 데이터와 기록을 정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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