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대학가가 온라인 강의를 속속 연장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당초 개학을 2주 연장한 뒤 비대면 수업으로 학기를 시작했지만 PPT, 과제 등으로만 진행되는 수업이 상당수인데다 최근 들어 다시 온라인 강의를 속속 연기키로 하면서 등록금 환불 논의도 고개를 들고 있다.
1일 대전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는 이날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5일에서 26일까지 3주 더 비대면 강의를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충남대는 총 6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학기를 운영한다. 대전대는 전날 임시 교무위원회서 비대면 수업을 기한 없이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한밭대·한남대·배재대 등도 13일까지 비대면 강의 기간을 늘린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학생들은 반발이 거세다.
충남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27일과 28일 교내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438명의 응답자 가운데 절반이 넘은 학생(51%)이 비대면 강의에 불만족(매우 불만족 포함)을 표시했다. '비대면 강의에 만족한다' 응답한 학생은 22%밖에 되지 않았다.
개선이 가장 필요한 부분에는 강의내용 부실과 강의환경 개선이라는 답변이 총 응답 수 4146개 중 각 1172개, 970개로 이 역시 51%로 절반 이상 차지했다.
충남대 총학생회는 재택수업 불만족 사례를 바탕으로 교무과에 재택수업을 위한 환경 예산 확대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다른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남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대전대학교 대나무숲' 등 대학별 SNS 등에는 그간 학생들이 수업의 질이 낮을 뿐더러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며 등록금을 반환을 요구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대학 측에선 비대면 개학은 사상 초유의 일로 서버 구축, 강의제작 등을 급작스럽게 준비해야 하는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비대면 강의 연장 조치도 학생과 교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형식 충남대 교무처장은 지난달 31일 교직원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해 "재택수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다수 학생들의 동시 접속으로 사이버캠퍼스 환경이 원활하지 못해 학생들이 출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며 "교수님들은 강의자료 학습 기간 종료일 범위를 넓게 설정해주셔서 학생들에게 수업 출석 기회를 충분히 줄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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