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강희(충남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
본인이 근무하는 병원은 국가거점병원으로 지역내 발생하는 코로나19 환자의 대부분이 격리병동에서 안전하게 입원치료를 받고 있고, 현재까지는 사망자 없이 잘 치료되고 있다. 하지만감염병을 전문으로 진료하지 않는 재활의학과 전문으로서도 현실에서는 걱정되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2월 중순, 대구에서 대규모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을 무렵, 평소 하지마비, 배뇨장애, 신경인성 통증으로 오래통원 치료 중인 환자분이 예정일 보다 앞당겨 외래진료실에 들어왔다. "무슨 일로 빨리? 3일전부터 식은 땀이나요. 열은? 없어요. 기침은? 약간! 대구, 경북 지방을 여행은? 아니요. 외국은? 아니요. 체온 재봅시다. 37.6도! 악! 어떻게 외래진료실에 들어왔어요? 병원 현관에서 발열 체크를 해서 열이 있으면 선별진료소로 가도록 안내했을 건데? 좀 전 현관에서 검사할 때는 열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열이 날까? 그럼 일단 혈액, 소변, 영상 검사 해봅시다."
약 1시간 후 검사 결과가 나와서 확인 해보니 전신 염증 수치가 증가해 있지만 요로감염과 폐렴 소견은 없다. 그럼 왜 열? 혹시? 갑자기 내 머리 속이 완전히 비어지는, 내가 어지러워진다. 바로 감염내과 교수께 전화해서 사정 설명하고, 자문을 구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지역과 외국여행 경력이 없고, 고열과 폐렴 증상이 없으면, 평소 하던 대로 검사 및 치료를 하는 것을 권한다. 그래도 불안하다.
이 환자를 응급실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로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환자에게 상황을 자세히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평소 먹던 약물 외에는 복용하지 않았다는 환자는 내가 걱정하고, 한숨 쉬는 것을 보았는지 그제야 사실대로 말하기 시작한다. 사실 며칠 전부터 몸이 안 좋아서 평소 가지고 있던 해열제와 항생제를 복용했다고 한다. 아! 이제야 상황이 정리된다. 환자는 요로감염이 발생했고, 임의로 약물을 복용해서 발열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병원 현관 발열 체크를 통과하고, 그런 상태로 외래진료실까지 들어왔다. 그래서 요로감염으로 일단 판단해서 입원해서 10일 정도 치료 후 무사히 퇴원했다.
이 환자처럼 해열제를 복용한 상태에서는 발열체크에서 걸러지지 않는다. 또 코로나19는 타인에게 전염역이 있는 무증상이나 경미한 감염상태가 40-50%여서 단순히 발열체크 만으로는 모든 감염환자를 찾아낼 수 없다. 재활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 환자가 갑자기 고열과 폐렴 증상을 보이고, 영상검사에서 바이러스성 폐렴 소견이 보이면 코로나바이러스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때 까지 숨죽이며 기다리는 경험을 여러 차례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다. 임의로 해열제를 먹어서 진단에 혼선을 주거나, 입원 중인 친지나 가족의 면회도 제발 오지 말기 바란다. 부탁드린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분들은 정부 지침대로 자가격리하고, 특히 노인, 장애인이 많은 병원 출입은 절대 안된다.
어려운 시기를 우리 모두 이겨냅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