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미래통합당 모두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공약으로 내걸며 '포스트 총선' 국회 내 추진동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행정부(세종)와 입법부(서울) 분리에 따른 국정 비효율 해소를 위한 세종의사당 건립과 관련해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는 추진과 건립계획을 확정을 약속했다.
아직 여당이 세종의사당 건립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바는 없는 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 국회 심포지엄에서 "2025년까지 짓겠다"는 발언한 바 있다.
그동안 세종의사당 설치에 다소 부정적이었던 통합당도 힘을 보탰다. 통합당이 이를 정식 공약으로 내걸기는 공직 선거 사상 처음이다. 2017년 대선에선 개헌을 전제로 한 국회 전체이전을 내걸어 진정성을 의심받았고 2018년 지방선거에선 행정수도 지위확보 등으로 다소 애매한 약속을 했는데 이번엔 기류 변화가 읽혀진다. 더구나 여당이 먼저 쓰기 시작한 '세종의사당' 명칭을 당 정책공약집에 반영한 것도 고무적이다.
세종시에는 18개 정부 부처 가운데 12개가 집적된 사실상의 행정수도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국회가 서울에 있는 관계로 공무원 출장에 연간 수십 억 원이 소요되는 등 국정 비효율이 가중돼 오면서 세종의사당 건립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설치하기 위해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3년 넘게 계류 중인 국회법 개정안 통과가 전제돼야 하는 데 민주당과 보수야당 간 이견으로 처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거대 양당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세종의사당 설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여야는 이와 함께 충청권 또 다른 현안인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 및 우량 기관 유치도 약속했다.
민주당은 대전 구도심 재생과 연계한 혁신도시를 지정하고 과학특성에 부합한 기관을 유치해 지역인재 의무채용으로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약속했다. 충남에 대해서도 혁신도시 지정으로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통합당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과 충남에 혁신도시 지정 및 우량 공공기관을 유치해 균형발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혁신도시 정책을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소재 150여 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대전시와 충남도는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이 정책에서 소외돼 역차별을 감수해야 만 했다. 충청 정치권은 이같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비 수도권 시·도에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발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의 길을 열었지만, 정부 심의 등 아직 남아 있는 절차가 있어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
6월 균특법 시행령 개정을 시작으로 조기에 대전 충남 혁신도시가 결실을 맺기 위해선 총선 정국에서 여야에 이와 관련한 확답을 받아놓는 것이 급선무인데 거대양당 공약에 반영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