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종교 지도자들은 신천지를 통한 지역 감염 확산을 우려하며 대전시의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달 25일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지역을 대표하는 종교지도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신천지를 통한 감염 확산에 대한 심각성에 따라 각종 미사와 예배, 법회, 집회 등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들은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이를 때까지 잠정 중단하거나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지역 종교계는 예배와 법회 등 집합행사를 취소하거나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김철민 대전기독교연합회장(대전제일교회 담임목사)을 대전 동구 중동의 대전제일교회 접견실에서 만나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 긴급 좌담회때는 신천지 예배당이나 선교센터가 폐쇄되면 청년 신도들이 대학가나 기숙사로 들어갈 수 있어서 본인이 신분을 드러내지 않으면 잠재적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좌담회 후 대전기독교연합회는 2500여 대전 시내 각 교회에 신종코로나19 전국 확산에 따라 주일예배와 신천지 대처 방안에 대해 공문을 보냈습니다.
31번 확진자가 신천지인으로서 전국에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주일날 각 교회로 신천지 침입이 예상돼 대전기독교연합회와 대전성시화운동본부가 주일예배와 신천지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각 교회는 참고해서 자율적으로 활용하시도록 했습니다.
서울에서도 소망교회와 명성교회,부산 온천교회와 같은 대형교회들이 신천지 침입에 따라 모두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게 됐고, 대전의 교회들도 집회를 모두 금지하고 주일 예배도 온라인과 유튜브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 중에도 주일 예배는 모여서 드렸는데,이번 코로나 사태는 저희 교회 창립 82년 만에 최초로 주일 예배를 온라인 동영상으로 홈페이지 유튜브를 통해 드리게 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다 이런 상황입니다.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기까지 이러한 결정이 굉장히 충격적이고 당혹스러웠습니다. 큰 아픔의 결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사회의 위기 상황속에서 주님의 마음으로 그들의 아픔에 동참해야 된다고 봅니다. 교회는 죄악된 인간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를 매고 가신 주님의 길을 따라 순종하고 가는 모습이어야 하겠지요.
우리는 예배 처소를 닫는 거지, 예배를 닫는 게 아닙니다. 교인 각자가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자기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됩니다. 군집된 장소에 가지 말고, 손 깨끗이 씻고, 열 나면 1339에 신고하고, 너무 공포와 두려움에 떨지 말고 예방과 운동성의 균형을 맞추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신천지와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 교회에 던지는 시사점이 굉장히 많다고 봅니다. 한국교회가 어찌 보면 중차대한 기로와 시험대에 서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예배 형태에 대해서도 도전을 받고 있지요. 교회 내적으로는 진실한 교회 공동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심오한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교회 외적으로는 교회가 이런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과연 사회적인 맥락을 수용하고 있는 것인지, 자신들의 믿음만을 고집할 것인지, 사회의 위기 상황을 같이 해줄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입니다. 개신교는 개 교회 중심이다 보니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개 교회 지도자들이 각자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들이지요. 각자 믿음의 영역에서 행동하는 부분들에 대해 사회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기독교계가 깨끗이 정화되고 위상이 높아져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분별하는 일을 등한히 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말씀 따로, 내 생활 따로 살다가 그게 점점 이원화되면서 교회가 유대인 집단수용소처럼 개토화됐습니다. 교인들이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삶과 세상에서의 삶이 완전히 유리됐습니다. 하나님에게는 묻지도 않고 나의 경험과 지혜로 세상을 살면서 무조건 교회 성장주의로 치달았습니다. ‘인위적으로 많이 모이면 된다’, ‘크면 된다’고 생각하는 ‘물량주의’에 교회가 넘어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진실되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적게 됐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안 나오고 이단으로 빠지게 되는 거죠. 이런 사건들의 중심에는 저와 같은 목회자와 교회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회개해야 됩니다. 따지고 보면 신천지 사람들도 사이비 교주, 사탄 마귀에 빠져 미혹되는 불쌍한 존재들입니다. 신천지가 집회를 못하게 되면 학교 주변 원룸이나 기숙사 등에 들어가 집단생활을 하게 될 텐데 완전 세균 배양 장소가 될 게 걱정입니다. 신천지 풍선효과가 염려됩니다.가톨릭도 신천지가 침투했다고 하더군요. 국가적인 재난 상황은 종교계가 함께 단합해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협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에서는 행정적인 지원을 약속했죠.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국가시스템이 잘 돌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확진자 집계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니까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자가격리돼 있을 때 돌아다니는 것은 윤리적으로 건강성이 결여돼 있는 것입니다. 신천지 신분을 속이고 윤리와 도덕도 저버리고 책임감 없이 권리만 찾는 것이 문제입니다. 국가적인 재난을 막으려면 개인적인 윤리, 도덕성이 발동돼야 된다고 봅니다. 정책적인 실기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 확진자가 나왔을 때 진작에 일찍이 초동대처를 잘 했어야 했습니다. 초동 대처를 제대로 했으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겠지요. 아쉬움이 큽니다.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면 경제적인 부분을 감안 하지 않을 수 없지요. 당장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으니까요.
▲스트레스를 준다고 다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일에 자극을 주고 생산성을 높이는 건강한 스트레스는 받는 게 좋죠.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누가 부정적인 말을 해도 스트레스로 안 받아들이면 됩니다. 기도와 묵상이 많은 도움이 되죠. 원수를 사랑하면 하나님이 축복해주십니다. 신약성경의 누가복음 6장 28절을 보면 '너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는 말씀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로고스어 말씀을 읽고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영감을 통해 진리의 말씀인 레마의 말씀을 주십니다. 레마의 말씀은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 로고스의 말씀을 기반으로 해서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말씀입니다. 로고스의 말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인류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주신 말씀이고, 레마의 말씀은 개별적으로 특별히 주시는 말씀입니다. 순종하며 사는 삶이 중요하죠. 온누리교회 장로로서 중국대사를 6년 반이나 역임한 김하중 대사는 레마의 말씀을 잘 듣고 실천한 분입니다. 사스 위기가 한창이던 때 사스 위기 종식 시기를 미리 예측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방중을 성사시킨 주인공이었죠. 미래를 예측하는 선지자적인 안목이 위정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80년도에 대학에 들어가 중국 문학을 전공하면서 네비게이터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졸업 후 군사정권 시절 전경에 착출되면서 인생의 비리를 다 맛보았습니다. 그래서 인생과 인간에 대해 별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러한 생각은 제대 후 신학대학원을 가게 한 계기가 됐죠. 성경의 <전도서>에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전도서는 인생의 높낮이를 다 보게 해주죠. 인생의 바닥을 봐야 복음이 보입니다. 내 밑바닥을 봐야 구원의 필요성을 압니다. 내가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저열한 존재인가를 알게 되죠. 신대원 졸업 후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한인교회에서 사역하며 7년 동안 선교사 생활을 했습니다. 목회는 정말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날마다 하나님과 함께 목회하는 게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죠.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겠습니까. 저는 목회자가 된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제가 부족해서 죄송할 따름이죠. 신자들이 속을 썩이는 것도 목회자와 신자를 연단시키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괴롭고 힘든 순간이 있어도 돌이켜보면 나 같은 죄인을 써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만 듭니다.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2005년 1월 현재의 대전제일교회에 와서 16년째를 맞습니다. 제가 설교하면 다 주무시더군요(하하하). 설교가 너무 어려워서 그런가 봅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하하하). 어르신들이 많아서 하늘나라로 떠나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교인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네요.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높낮이가 있습니다. 교회가 능력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배출해내기 못하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스스로 빛이고 소금이 되는 존재로 살아야겠습니다.
-회장님은 어떤 취미 생활을 즐기시나요?
▲저는 성도님들과 선교사님들 모시고 식사 대접 해드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가 시간에는 책을 읽는게 취미입니다. 역사책을 즐겨 보는데요.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입니다. 미국과 이라크는 종교의 이름을 빌려 헤게모니 쟁탈전을 하고 있죠. 신약성경 '야고보서'에 보면 '싸우는 영'과 '다툼의 영'이 있습니다. 인간이란 별 게 아닙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에 속으면 안됩니다. 겉으론 거룩하고 경건해 보여도 하잘 것 없는 인간일 뿐이죠.제가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하하하). 저는 독서를 하면서 성경을 배웁니다. 성경에 나오는 말씀들이 지식을 통해 백업됩니다.
이스라엘 작가 겸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교수인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를 보면 상상력을 발휘해 전두엽이 발달한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제치고 살아남게 된 이야기가 나오죠.
아인슈타인이 프린스턴 대학 교수 시절 아인슈타인 연구실엔 달랑 책상 하나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오로지 상상력을 키우는 장소였던 거죠.
-중도일보 독자님들께 꼭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기독교 신앙인이든 아니든 이번 코로나 사건은 큰 고통과 아픔과 생채기를 낼 수 있는 국가 위기 사태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높낮이가 있습니다.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현하는데 힘써야 되겠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나라를 버리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가 다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번영과 선교의 시기를 절제하면서 정말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아가야 우리 사회에 지속 가능성이 담보됩니다. 우린 그동안 너무 성공에 도취 돼 살아왔습니다. 더 많은 성공을 요구하면서 갈등 속에 이익창출에 매달리게 되죠. 건강한 책임의식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있어야합니다. 우리나라는 성공을 추구하기보다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정신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겠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1961년 경남 마산 출생. 마산고,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장로회 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한남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 현재 대전제일교회 담임목사. 국제과학기술자선교회(S.E.M) 이사장.대전광역시기독교연합회 회장. 대전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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