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대전시 월평공원에서 발견된 북방산개구리 알. 사진 제공 대전충남녹색연합 야생동물위원회 문광연 위원장 |
대전충남녹색연합(공동대표 김은정, 문성호)은 4일 대전 월평공원에서 북방산개구리 산란 관찰 결과 매년 산란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1월 21일 야생동물위원회 문광연 위원장(중일고 교사, 양서·파충류 전문가)과 함께 월평공원 일대에서 북방산 개구리 산란을 관측했다. 지난 해 2월 4일 산란이 시작된 것에 비해 13일 정도 빠른 시기로, 2018년 산란일이 2월 23일인 것에 비교해서는 34일 빨라졌다.
북방산개구리는 기온에 민감한 종으로서 2017년부터 기후변화생물지표종으로 지정됐고, 가장 이른 시기에 산란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 서식하고 있는 북방산개구리의 산란기는 보통 2~4월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야생동물위원회가 관찰한 결과 북방산개구리는 최근 5년간 대전시 월평공원에서 2월 초나 중순에 산란을 시작해왔지만 올해는 1월 중순 산란을 시작했다. 최근 5년간 대전지역 1월 평균기온을 확인한 결과 산란 시기가 빨라진 이유는 지속적인 평균기온 상승, 즉 기후변화의 영향이 뚜렷해 보인다.
지난 2월 3일 발표된 국립공원공단의 북방산 개구리 산란시기 관측 결과에 의하면 지리산에서도 지난해 2월 19일보다 27일 빠른 1월 23일 산란이 관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기온은 2.8℃로 평년(1.5℃)보다 높았고, 기상청의 2009년~2019년 기온자료 분석 결과 남원의 12월 평균기온이 11년 전에 비해 3.33℃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 목록'(Red List) 중에 양서류는 3종 중 1종꼴로 멸종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2030년 전후로 상당한 양서류가 멸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양서·파충류의 생태뿐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문광연 대전충남녹색연합 야생동물위원회 위원장은 "북방산 개구리의 산란이 빨라진 것은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생태계의 보존을 위해서도 기후변화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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