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연장 결정과 함께 한일 양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곧바로 양국의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고,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정상회담 개최에 공감하는 분위기는 양국의 화해 무드에 더없이 좋은 징조다. 징용판결 이후 1년 넘게 최악의 갈등 국면을 이어온 양국이 공감할 수 있는 '출구 찾기'에 정상회담보다 나은 것은 없기에 말이다. 무엇보다 우리로서는 당장 얻는 것 없이 파격적인 결정을 한 내막을 일본 측은 알아야 한다.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은 그냥 해준 게 아니다. 일본의 태도에 따라 그 즉시 종료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실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은 일본 측이 물밑으로 접촉해온 결과다. 먼저 화이트 리스트 등과 관련한 대화 의사를 피력해 온 게 실마리가 됐다. 우리가 일본의 무역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중단할 수 있다는 의중을 밝히자 일본도 국장급 대화를 제안해 온 것이다. 애걸복걸하는 지소미아에 대해 우리가 선뜻 중대 결심을 한 만큼 이젠 일본이 진솔하게 나와야 한다. 지금은 어떤 게 서로 유리한 국면인지만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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