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격세지감에는 거꾸로 간 정책이 한몫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저공해차 인증 인센티브를 앞세워 클린 디젤이니 그린카 사업이니 해서 경유차를 공공연히 추켜올렸다. 결정적인 오류를 범한 것이다. 한때는 혼잡통행료 면제까지 받던 경유차에 이제 공영주차장 주차요금까지 가중된다니 수난이라 할 만하다. 낡은 경유차를 친환경 화물차로 대체하는 지원 정책은 좋은데 그 노후 화물차가 되팔려 대기오염 물질을 존속시킨다는 요즘 모순점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며칠 전 서울, 대전, 부산의 미세먼지 발생 요인이 발표됐다. 49%의 국외 요인 중 중국발이 32%로 분석되자 중국은 한국 자체 요인이 '절반'임을 한사코 강조하며 색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중국 비중이 급증한다면 여기에 과도할 만큼의 관심을 쏟는 게 당연하다. 현재 미세먼지 비중은 산업계가 41%, 수송 29%, 생활 18%, 발전 12% 순으로 파악된다. 수송 부문은 경유차가 압도적이다. 휘발유·LPG차량보다 환경피해 비용도 엄청나다.
미세먼지 시즌제든 뭐든 우리 스스로 저감 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맞다. 다만 노후 경유차를 전체 경유차의 60% 수준으로 보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서민 생계용으로 많이 보유하는 경유차를 오염물질 배출 덩어리로 낙인찍어 급하게 도태하려는 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조금 더디더라도 산업, 생활, 발전 부문과 균형을 이루고 친환경차 보급 추세도 봐가며 연착륙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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