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시티즌 운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행정당국이 지역 축구계와 시민과의 협의 없이 진행한 '밀실 협상'에 따른 소통부족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협약 내용에서 선수 및 프런트 고용승계 사항 등 알맹이가 빠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감지된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의 막대한 실탄 장전으로 1년 운영비로 시민혈세 80억원 가량 투입하는 낭비를 줄이게 됐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또 향후 집중투자를 통한 명문 프로구단 육성 때 양질의 체육문화 향유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기대했다.
5일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간 투자협약서 체결로 베일에 가려졌던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기업이 하나금융그룹으로 결정되면서 지역 체육계도 들썩거렸다.
무엇보다 한 달여간 지역사회를 강타했던 투자기업이 밝혀졌지만, 이날 협약 내용에서 구단 운영과 프런트 고용승계 등 정작 체육인들의 관심사항은 빠져있는 데 대한 불만이 감지됐다.
더욱이 시민과 축구 원로, 동호인 등에는 간접적인 동의도 없이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원성이 높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시민구단인 시티즌이 기업구단으로 전환되는데, 주인인 시민 의견은 듣지도 않았다"면서 "특히 시에서 단정적으로 일부는 내주고, 어떤 부분에 관여하는지도 모른다. 시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 대전 축구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닌가"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기업이 시티즌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된다면 이 또한 문제로 반쪽짜리 기업구단 전환이 될 수 있다"면서 "월드컵경기장과 구암축구센터 운영 등 사용료에 대한 언급도 없어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시는 향후 세부적인 사항은 올 연말로 예정된 본계약 체결 이전까지 조율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실제 대전시와 하나금융그룹간 투자협약서 제4조에도 "제3조(본계약)에서 규정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실무협의회를 구성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기업구단 전환에 따른 변화와 함께 기대감도 나타냈다.
한 체육 관계자는 "그동안 시티즌에 막대한 혈세 투입뿐 아니라 많은 사건이 발행하는 등 문제가 있어 왔다. 특히 선수 부정선발 의혹부터 선수 발굴, 의장과 직원 연류 등 손을 델 수 없을 만큼 부패했다"면서 "이번 기업구단 전환은 시티즌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소통이 안 된 부분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대전시티즌의 한 팬은 "새 구단의 초대 감독 내정자로 예산이 고향인 한국 간판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황선홍이라고 알려졌는 데 구단이 향후 대전 정통성까지 유지된다면 더욱 환영할 일"이라며 "향후 집중투자와 우수선수 영입을 통해 명문구단으로 거듭나면 대전의 축구팬들 입장에서 수준높은 체육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환영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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