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충청] '정시 확대' 대입공정성 높일까... 지역은 글쎄?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리뉴얼 충청] '정시 확대' 대입공정성 높일까... 지역은 글쎄?

  • 승인 2019-10-28 08:26
  • 신문게재 2019-10-28 1면
  • 김유진 기자김유진 기자
PYH2019102509070001300_P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관계 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정시 비중'을 늘리라는 문 대통령의 주문에, 교육부가 즉시 추진하겠고 나섰다.

대입의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교육계는 정시확대가 교육의 공정성 확보방안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 학부모들은 그래도 가장 공정한 것은 '정시'라는 처지와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불안하다는 반응이 교차했다.

특히 올해 80% 이상 수시로 신입생을 충원한 대전권 대학들은 정시확대 기조가 지역대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교과 비율이 높은 지역대는 정시 확대의 표적이 아니었지만, 대대적 학생부 종합전형 개선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시 비율 상향 조정 폭에 대해서 "2018년 대입 공론화 과정에서 이미 합의했던 내용과 현장 의견을 들어 최종적으로 확정하겠다"라며 "구체적인 상향 비율과 적용 시기는 11월 중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대입제도 부분에서 "부모의 정보력과 경제력이 영향을 크게 준다고 평가되는 학생부 종합전형은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라면서 "학생부 비교과 영역 중 부모 지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을 과감하게 손질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애초 설립 취지와 달리 입시 위주 교육으로 치우친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라며 "구체적 내용은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과 교육부 입장 발표가 나오자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즉각 반대의 뜻을 밝혔고, 그동안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해 온 각종 교육단체도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며 합리적 입시제도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자리를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시·수시 불균형 해소에는 공감하나, 자사고 등 일반고 일괄전환에 대해서는 반발하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정시 비중 확대는 결국 수능 비중의 강화로 이어져 학교와 교실을 사교육 학원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과 교사와 학생의 열패감을 증가시키고 결국 학생을 수능점수에 의해 줄 세우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학부모들은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중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A 씨는 "조국 사태처럼 학생부 종합전형 비리가 터질 때마다 국민의 상실감과 좌절감은 엄청난 수준"이라며 "교육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일수록 정시보다는 수시가 낫다는 견해도 있다. 고1 학부모인 B 씨는 "대입제도 개편은 관련법에 따라 4년 전에 예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2022학년도부터 상향된 정시 비율을 적용할지 걱정된다"라며 "내신과 수행평가에 주력해 온 고1 아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라고 토로했다.

학원업계 관계자들은 정시확대를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사교육을 잘 받은 학생들이 수능에도 강할 수밖에 없다. 둔산권 학원 강사 C 씨는 "정시 확대를 찬성하는 학부모들은 대다수 내신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일 것"이라며 "내신이 좋지 않은데, 정시로 대학을 잘 보낼 것이라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지역대는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정시 위주로 입시 정책을 바꾼다면 지방 대학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지역대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수시 비중을 이른 시일 내에 줄이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 이사는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학교 현장에서 공교육을 강화하는 점과 대학의 입학 선발의 자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실제로 정시모집 비중은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것(평균적으로 정시 모집비율은 약 35%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 중심의 대입 구도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조건에서 제한적인 범위에서 정시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신정호정원' 본격 개방
  2. 이재명 "일단 용산 다음은 靑…" 발언에 충청반응 싸늘
  3. 소진공-카카오, 지역 상권 디지털전환 지원사업 업무협약
  4. '제3회 충남도지사배 3쿠션 토너먼트 전국대회' 천안서 성황리 개최
  5. 민주 대권주자 최대승부처 충청서 "세종시대" 합창…각론선 신경전
  1. 아산축협, '사랑의 아산맑은 축산물 나눔행사' 펼쳐
  2. 코닝정밀소재(주), 취약계층 중-고생에 장학금 기탁
  3. 아산시먹거리통합지원센터, "학교급식을 더 안전하게" , 위생점검 실시
  4. 이재명 "충청을 대한민국 성장의 중심으로…세종은 행정수도 완성"
  5. 아산시 인주면행복키움, "어르신 생신 축하드려요"

헤드라인 뉴스


빨라지는 6·3대선시계…정권 교체 vs 재창출 대충돌

빨라지는 6·3대선시계…정권 교체 vs 재창출 대충돌

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6·3 조기대선 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나선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경선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충청권 '배지'들도 당내 각 대선 주자들과의 이합집산이 활발해 지고 있다. 정권 탈환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충청권 공략을 마친 뒤 영남을 거쳐 호남과 수도권 등으로 컨벤션 효과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경선 일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대선링이 뜨거워 지고 있다. 19~20일 진행된 첫 토론회에서 대선 경선 후보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재명 충청·영남 경선 2연승…대세론 굳혀
이재명 충청·영남 경선 2연승…대세론 굳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충청권과 영남권 경선에서 잇따라 압승했다. 이 후보는 전통적 캐스팅보트로 최대승부처였던 충청에 이어 당의 험지인 영남에서 파죽의 2연승으로 순회경선 반환점을 지나면서 대세론을 탄탄히 했다는 평가다.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열린 영남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90.81%, 김동연 후보 3.26%, 김경수 후보 5.93% 각각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20일 영남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선택"이라며 "무너진 민생과..

대전 외식비 인상세 지속... 비빔밥·자장면 등 상승
대전 외식비 인상세 지속... 비빔밥·자장면 등 상승

대전 김치찌개 백반이 전국 최고가를 유지하는 가운데 비빔밥과 자장면 등의 가격이 인상세가 지속되며 지역민들의 외식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만원 한 장으로 점심때 고를 수 있는 메뉴가 점차 줄어든다.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3월 대전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음식 메뉴 일부가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자장면은 3월 7200원으로 2월(7000원)보다 2.8%(200원)로 상승했고, 비빔밥도 이 기간 1만원에서 1만 100원으로 1% 올랐다. 집계된 금액은 지역 외식비 평균 가격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을 즐기자’…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인산인해’ ‘과학을 즐기자’…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인산인해’

  • 책 읽기 좋은 날 책 읽기 좋은 날

  •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