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를 아시나요? 술 판매 사라진 대학 축제, 구매 대행 '꼼수'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배달료'를 아시나요? 술 판매 사라진 대학 축제, 구매 대행 '꼼수'

부스서 직접 술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술값과 비슷한 금액 받고 주류 배달해
"대학 축제인데 규제 과하다" 목소리도

  • 승인 2019-09-20 08:34
  • 수정 2019-09-20 18:50
  • 신문게재 2019-09-20 6면
  • 김유진 기자김유진 기자
2019091901010014109
'배달료'라는 메뉴가 적힌 메뉴판. 술을 구매해서 배달해 준다.
지역 대학들이 '술 없는 축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일부 대학의 축제기간 여전히 주류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찾은 대전대 축제 현장에서 학생들은 천막 아래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학과별 부스의 메뉴판에는 음식명만 있을 뿐 주류가 적혀있진 않았다. 하지만 '배달료'라는 낯선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4000원의 배달료를 지불하면 술을 구매 대행해 준다는 것. 즉 '배달료'라는 이름의 술을 판매하는 셈이다. 인근 주차장 등에는 상자째로 술을 쌓아놓고, 아이스박스를 가져와 운반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에대해 한 학생회 관계자는 "학우들이 술을 사와 축제 현장에서 마시는 것 까지 금지 할 수는 없다. 부스에서는 술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부탁을 받고 대신 사다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을 각 대학에 발송, 축제 기간동안 대학 내 주류 불법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교내에서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은 사람이 판매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술을 사서 반입하는 것까지 규제하지는 않는다.

KakaoTalk_20190919_150138483
대전대 인근 주차장에 쌓여있는 주류 상자들.
배달료는 이를 악용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구매 대행, 배달은 말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판매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 인근 편의점, 마트에서는 축제 기간 동안 주류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캠퍼스 내 주류 판매가 금지되기 전에는 축제 기간 주류 매출이 소폭 늘어났지만, 최근에는 개인 뿐 아니라 단체에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타 대학에서도 꼼수로 술을 유통한 사례는 다수 있다. 올 봄 축제가 열린 한 사립대에서는 주점에서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 자릿값을 받고, 외부에서 술을 구매해 먹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음주를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류 판매를 금지할 수는 있지만 음주 자체를 근절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학생 김 모 씨는 "건전한 축제문화 정착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대학 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낭만도 있다"며 "주류 판매를 금지하더라도 암암리에 다 마시는데 무조건 규제대신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소년희망나비학교, 제36회 충청남도교육상 수상
  2. 대전시체육회, '2024 대전체육가족 송년의 밤' 행사 개최
  3. 하나은행-대전 서구,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지원 업무협약 체결
  4. 김도형 대전고용노동청장 취임"근로자 권익 보호에 최선"
  5. 대전 대덕구, 주민 독서·문화 공간 '꿈그린작은도서관' 개관
  1. 태안-안성 '국내 최장 민자 고속도' 추진
  2. [현장취재]대전크리스찬리더스클럽 12월 정례회
  3. [현장을 찾아서]충청도출신 사회지도자 모임인 백소회 송년회 성료
  4. [날씨] 21일 충청권 대부분 눈비…22일부터 더 추워진다
  5.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심기일전, 안중식의 <탑원도소회지도>

헤드라인 뉴스


[기획] 피해자만 아픈 특별법…"성 매수도 처벌 강화 필요"

[기획] 피해자만 아픈 특별법…"성 매수도 처벌 강화 필요"

(하) 성매매방지법 20년 오늘과 내일 성매매방지법은 시행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수법만 진화했을 뿐 성매매는 근절되지 않는 현실이다. 벌금형에 그치고 있는 성매매 알선자, 매수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단속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 여성, 청소년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2022년부터 최근 3년간 대전 지역에서 적발된 성매매 단속 건수는 2022년 38건, 2023년 38건, 2024년(11월 30일까지) 36건으로 총 112건이다. 같은 기간 성매매 알선·매수자 적발 인원은 154..

세종시민 평균 총급여액 순위 `전국 3위`… 울산과 서울, 세종, 경기, 대전 순
세종시민 평균 총급여액 순위 '전국 3위'… 울산과 서울, 세종, 경기, 대전 순

세종시가 2023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기준 평균 총급여액 순위에서 전국 3위로 파악됐다. 12월 19일 국세청이 제공한 4차 국세 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평균 총급여액은 전년(4213만 원) 대비 2.8%(119만 원) 늘어난 4332만 원으로 최근 5년간 지속적 증가 추세를 보였다. 평균 결정세액은 428만 원으로, 이는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조정과 함께 전년의 434만 원보다 1.4%(6만 원) 감소한 수치다. 원천 징수지별 평균 총급여액은 울산(4960만 원), 서울(4797만 원), 세종(4566만 원) 순으로 높았다..

[2025년 띠별 운세] 을사년 금전운·애정운이 좋은 띠는?
[2025년 띠별 운세] 을사년 금전운·애정운이 좋은 띠는?

[새해운세] 2025 을사년 띠별 운세(2025년 2월 3일~2026년 2월 3일까지) ■子 쥐띠 (금전 × 매매 ○ 애정 △ 직장 ×) 渡江無船格(도강무선격)으로 급한 일이 있어 강을 건너려고 하지만 배가 없어 건너지 못하는 격이라. 내일을 기약하고 현재는 잠시 보류하는 것이 좋을 것이요. 너무 급하게 서두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니 서두르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이라. 24년생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는 법이라. 36년생 자연 상태에서 그대로 상대방에게 보이라. 48년생 금전적인 고통이 따르리라. 60년생 자녀에게 취업, 합격, 포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스케이트의 계절 돌아온 스케이트의 계절

  • 추위도 잊은 채 대통령 체포·파면 촉구하는 시민들 추위도 잊은 채 대통령 체포·파면 촉구하는 시민들

  • 동지 앞두고 훈훈한 팥죽 나눔 동지 앞두고 훈훈한 팥죽 나눔

  •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충청광역연합 출범’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충청광역연합 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