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충남도 제공 |
이런 가운데 충남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고 독립운동백서 발간을 준비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다. 특히 올해는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 기록화와 스토리 발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국가 위기 때마다 구국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지역 내 항일의병 관련 자료를 구축해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박병희(59·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8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에 취임한 것을 축하드린다. 10년만에 다시 연구원과 인연을 맺었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원장으로 부임하기 이전부터 연구원과 인연을 쌓아왔다. 벌써 10여 년 전이다. 2007년부터 3년간 역사문화연구원에 행정담당관으로 근무하면서 연구원들과 동고동락했다. 도청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원장으로 다시 연구원에 근무하게 돼 반가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열정을 연구원 발전에 쏟아 부으려고 한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달라진 점은 충남도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이슈에 있어서 각 분야별 총체적인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백제·충청유교·내포문화권 개발 정책 분야에 있어서 연구원의 역할과 비중을 확장해 왔다. 그 결과 충남 역사문화의 싱크탱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는 구성원들이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소개해 달라.
▲한마디로 도의 역사·문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현시대에 맞게 재조명하고, 정신적 유산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백제·충청유교·내포특성화추진단, 역사연구부, 문화재연구부, 충남역사박물관 박물관운영부 등 4개 부서를 구성, 운영 중이다.
구체적으로 백제·충청유교·내포특성화추진단은 도의 특성화된 역사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도정의 정책제안과 함께 각 해당 문화권별 지역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역사연구부는 매년 도와 함께 역사문화 관련 주요 역점사업을 제안 추진하고, 15개 시·군과 상생협력해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도와 함께 3·1운동 기록화 및 스토리 발굴사업을 추진 중이다. 문화재연구부는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전문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서다. 공주 송산리·수촌리유적, 서천 한산읍성 등을 비롯한 각 지역 중요문화재 학술조사 및 정비와 복원을 통해 지역역사문화 경관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충남역사박물관 운영부는 도민들이 충남의 역사문화 관련 유물을 현장감 있게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매년 4월 벚꽃 역사문화축제를 열고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논산에서 충청유교문화원 기공식이 열렸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지난 6월 19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건립에 돌입했다. 충청유교문화원을 성공적으로 개원하기 위해 지난 1월 준비단을 발족했다. 준비단은 충청유교문화원에 들어갈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 충청권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충남은 물론, 대전·세종·충북 등 4개 광역시·도에서 사라져 가는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수집한 유물만 2300여 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도와 함께 범충청권 유교 문화유산 수집과 활용을 위해 문화체육부에 국비 반영을 건의하고 있다. 영·호남에는 매년 40억원 이상 국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지역 문화 균형발전 차원에서 충청권에도 국비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충청유교문화원의 역할과 기능을 정립하는데 매우 중요한 만큼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9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충남도 제공 |
▲올해는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기념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첫째, 도내 독립운동사에 대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다. 충남은 경북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지역이지만 안타깝게도 충남의 독립운동을 집대성한 '독립운동백서'조차 발간하지 못했다. 충남 독립운동과 관련한 기초자료를 집대성하고, 한눈에 보이는 백서를 발간해 우리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제공하겠다.
둘째, 올 하반기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의장을 지낸 천안 출신의 석오 이동녕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청소년 중국 역사탐방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은 홍성 출신인 백야 김좌진 장군이 청산리전투 승전 100주년이 되는 해로 김좌진 장군 관련 학술대회, 연구자료집 발간, 역사탐방 등 기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셋째, 국가 위기때마다 충남은 구국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도내 동학·항일의병 관련 자료를 DB화하고, 이를 토대로 콘텐츠를 만들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동안 충남의 역사문화에서 소외된 금강 문화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하겠다.
-최근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 평가에서 '라'등급을 받았는데, 개선책이 있다면.
▲부임 후 얼마 되지 않아 평가 결과를 통보 받았다. 신임 원장으로 많이 아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우선 부진한 이유와 문제점에 대한 분석을 지시하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연구성과를 경영평가와 연계하는 부분에서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에 경영평가 방식에 대해서 전 직원이 이해하는 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각 부서가 추진하는 사항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미흡한 점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
또 연구원 맞춤 전략을 세우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조직을 재편할 계획이다. 도의 정책 방향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 체계도 개선하겠다. 이를 토대로 내년 평가에서는 최우수 기관을 목표로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
-충남학 연구·보급·교육사업 등이 일원화 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현재 우리 연구원에서는 금강의 역사·문화 등 충청의 정체성에 대한 교육교재를 발간하고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도 산하기관 중 한 곳이 충남학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교육주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지만, 우리 연구원에 석·박사들이 많은 만큼, 충남학 교육을 일원화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지금 대전시에서는 대전학을 연구·보급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대전은 충남에서 분리 출범한 만큼 뿌리는 충남이다. 충남학을 빼놓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전학을 포함해 총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충남학 연구가 필요하다. 내년에 개원 예정인 충청유교문화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충청의 정체성이 공통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4개 광역시·도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이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한 말씀 해달라.
▲오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220만 도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도민이 주인이 되는 연구원을 만들겠다. 항상 도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먼저 찾아가는 연구원이 되도록 하겠다. 아울러 우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을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중부권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발돋움시키겠다. 국내 연구기관의 모범이 되는 연구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린다. 도민들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 드린다.
대담=김덕기 내포본부장·정리=김흥수 기자
●박 원장은… ▲1960년 5월 충남 서천 출생. ▲학력: 서천고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학사, 배재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주요경력: 2007~2010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행정담당관, 2015년 서산의료원장 권한대행, 2015~2016년 충남도 홍보협력관, 2017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 2017~2019년 충남도 농림축산국장 ▲수상내역: 1992·1995년 국무총리 표창(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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