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침수피해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대책을 쏟아낸다. 하지만 장마철 집중호우 피해는 매년 정부와 지자체의 수많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반복이다. 철저한 대비에도 반복하는 수해는 그만큼 예방이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리의 반복된 피해는 다른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미처 피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마철 집중호우에 노출되는 것이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주한 수해복구사업 2500여 건 중 500여 곳이 지금도 공사 중인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이미 알려진 대로 올여름 장마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이후 11일 만에 북상하는 장마전선은 영동지역에 200㎜ 이상, 영남 해안에는 100㎜ 이상의 폭우가 예상되며, 지역에 따라 돌풍과 함께 시간당 30㎜ 이상의 장대비도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그런 만큼 지난 4월 엄청난 산불피해를 본 강원 동해안 지역은 산사태 우려가 크고 축대 붕괴 위험이 충분히 예견되는 만큼 만반의 대비가 있어야겠다. 물론 비만 찔끔 내려도 피해를 보는 상습침수지는 철통경계도 모자랄 판이다.
장마철 국지성 집중호우와 같은 자연재해를 예방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단지 피해를 줄이는 게 상책이다. 그렇지만 피해 우려가 곳곳에 널려 있는 상황을 알고도 넘어가는 것은 곤란하다. 애초 확인된 상습침수지역과 호우 취약시설물 등이 그렇다. 장마철 피해를 볼 것이란 사실을 알고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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