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범벅된 그라운드에서 장시간 스포츠 경기를 할 경우 선수뿐만 아니라 관중 역시 건강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초미세먼지가 '경보' 상황이 지속하면 경기를 취소 또는 연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연맹은 지난해 '경기 개최 3시간 전부터 종료 때까지 경기 개최 지역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황사 등에 관한 경보가 발령됐거나 경보 발령 기준농도를 초과하는 상태인 경우 경기감독관은 경기의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신규조항을 신설했다. 연맹은 6일 K리그1(1부) 12개 구단과 K리그2(2부) 10개 구단에 공문을 보내 초미세먼지 발령에 따른 경기 취소 기준 등을 또 다시 강조했다.
3월 남미 강호와 2연전을 앞둔 축구 A대표팀도 미세먼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벤투호는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잇따라 만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대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초미세먼지에 따른 경기 취소 규정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하지만, 미세먼지 습격 앞에서 선수와 팬들의 건강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축구협회는 A매치가 열리는 시간 초미세먼지가 최악의 상황인 경우에는 'A매치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부 입장을 최근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초미세먼지 150㎍/㎥ 이상과 미세먼지 3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되는 경보 수준을 넘을 때 A매치 취소 여부를 경기감독관이 판단하도록 할 방침이다.
협회는 이와 함께 초중고교와 대학에도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기승 때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초등부 선수들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고 보고 농도 150㎍/㎥가 2시간 이상 지속하는 '주의보 단계'에서 의무적으로 경기를 취소하도록 했다. 중고등·대학 등 산하 연맹들의 경우는 미세먼지 농도 300㎍/㎥가 2시간 연속돼' 경보'가 발령되면 경기를 연기하도록 했다.
12일부터 시작하는 프로야구도 미세먼지 때문에 비상이다.
KBO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가 150㎍/㎥ 또는 미세먼지(PM10) 300㎍/㎥가 2시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KBO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KBO리그에선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로 인해 4경기가 취소된 바 있다.
아마추어 종목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우선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 건강보호 가이드를 전 종목에 배포했고, 관련 기준이 필요한 회원 종목 단체가 있으면 지침을 전달했다. 주요 내용은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회원 종목 단체 경기위원회의 논의에 따라 일정 조정이 가능하며, 경보 발령 때는 취소도 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주요 골자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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